나이를 먹다 찬밥 더운 밥 가리지 않고 참 많이도 먹었다 웃음은 팝콘처럼 튀겨 먹고 스무 살은 선짓국처럼 후후 불며 먹고 시어머니는 고추장에 쿡 찍어 칼칼하게 잠은 파자마처럼 헐렁하게 먹고 그리움은 공중에 둥실 띄운 살구꽃 한 채 만개한 분홍으로 흐드러지게 먹고 채우고 비우며 예까지 오는 동안 내 나이에도 조금은 깊은 맛이 들었을까 - 허영둘, '나이를 먹다' 중에서 - 뜨겁던 젊음 보내고 매운 사람살이 하는 동안 힘들다고 투정도 부렸지만, 때로 웃음도 있었고 삶의 여유와 기쁨도 맛보았습니다. 이제는 포용과 사랑도 깊어지고, 삶의 이치 또한 조금은 깨달은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많은 것을 희생하고 나서야 얻는 깊음인가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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