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손님과의 글마당

서봉님의 글(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
나는 맨 먼저 얼굴을 스치는 산들바람을 
느껴볼 것입니다.
여름 더위와 습기, 그리고 
수많은 짜증을 씻어 내는 상쾌한 
산들바람을 느끼면서 
내 마음에 묻어 있는 불평과 불신의 
부정적인 생각을 씻어 낼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나는 맑고 파란 하늘을 자주 
올려다 볼 것입니다.
'후'불면 일렁일 것 같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나의 마음도 저렇게 맑고 
푸르게 될 수 있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나는 그 동안 멀어진 이들에게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와 가장 좋았던 때를 되새기면서
앞으로 우리 사이에 새로운 아름다움이 
피어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나는 추수가 끝난 들판으로 
나가 볼 것입니다.
황금 곡식으로 충만하던 들판이었지만
이제는 모두 내주고 다음을 기다리는 
자연의 희생과 담담함을 배우면서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생각할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나는 깊은 산골에 들어가 볼 것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햇살 속에서
홀연히 자기 색깔의 잔치를 벌이고 있는
나뭇잎들을 보면서 나는 소박함과 
겸손을 배울 것이고
나 자신의 분명한 색깔도 지닐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할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나는 나의 삶을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지난간 시간을 되돌아보고,
오늘의 나를 점검해 보며
앞으로의 내 모습을 상상해 
볼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나에게 
실없는 욕심이 생기지 않았는지 
살펴볼 것이며 무엇보다
나의 삶이 열매 맺는 삶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할 것입니다.
~^* 옮긴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