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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과의 글마당

향기의 글( 나는 내 나이가 좋다)

 

34 페이지 에서)
철없는 젊은이를 너그럽게 이해하고 보듬으며
작은 것 하나에서도 생명의 외경을 느끼고 겸손하게 자연을 바라보며,
어려움을 이겨내는 의지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잃지 않는 굳건한 자세.
그것은 결코 자연적으로 생기는 것은 아닐 것 같다.

몸이 아프면 아픈 대로 마음이 외로우면 또 외로운 대로
그것을 극복하는 의지가 있다면 우리는 저 성성한 솔잎을 이고
몇 백 년을 늙어가는 노송의 위엄처럼
그런 노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울하게 주저앉아 몸이 아프다고 비관하고
혼자 먹는 밥상이 왠지 지겹다고 투정하는 그런 감정에 침몰하지 말자.

나는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구호를 외치며 아픈다리를
아프지 않은것처럼 한발 한발 옯기며 거리로 나섰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웅성임 속에 묻어 나는 사람 냄새
추석을 앞두고 손님을 맞을 준비가 한창인 과일가게의
먹음직스런 과일들을 보며 나에게 말했다

철없는 젊은이의 말 따위에 기죽지 말자
그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들 마음속의 뜰이 얼마나 풍성하고
귀한지를 몰라서 그럴거라고

우리가 이해해주자
우리가 살면서 그런 무례한 일들을 한두번 겪었던가

뭐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어서
오늘도 나는 축복받은 하루를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