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손님과의 글마당

넷향기 글(트위터로 인터넷)

영향력을 확보하자 (트위터로 인터넷)
이여영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로 근무하던 시절, 나는 블로그에 미쳐있었다. 아니 블로깅에 미쳐있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거다. 인터넷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 내가 기사로 보도하지 못한 여러가지 이야기와 장면들을 담아 대중에 공개했다. 블로그의 사전적 의미 ‘보통사람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웹 사이트’에 충실했다.
성과도 있었다. 몇십명에 그치던 방문자수가 꾸준한 활동덕인지 어느새 일평균 1000명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하루에 천명이 내 말을 들어준다, 생각보다 멋진 일이었다. 활동영역을 넓혀보기로 하고 포털사이트 연계서비스도 신청했다. 내가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daum과 같은 포털사이트에도 노출시키자 포스팅의 내용에 따라 일 방문자가 5만명에 이르는 날도 있었다. 당시 내가 소속됐던 언론사의 인터넷 뉴스페이지 일 방문자수가 100만명, 개인으로 5만명이면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다.

물론 방문자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때로는 인신공격을 당하기도 했고, 불필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시 같은 회사에 근무했던 주변의 기자 선배들은 “기사나 열심히 쓰지 뭐하러 인터넷에 그렇게 목숨거냐”며 비아냥거리기 일쑤였다. 기사는 종이로 발표하는 거지 인터넷에 끄적거리는 게 아니라고 했다.

나는 인터넷의 미래를 믿었다. 언론인으로서도 그랬지만 한명의 약한 존재인 직장인으로서 더욱 그랬다. 한 2년쯤 직장생활을 경험하고 나서는, 회사라는 곳이 평생 기댈 수 있는 엄마품같은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현실에 안주하고 회사가 제공하는 기회에만 만족하면 지금 눈앞에 벌어지는 나이 지긋한 선배들의 비참한 말로를 나도 겪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을 자각하게 됐다. 직장생활을 계속 하더라도, 나만의 공간, 나만의 네트워크가 필요했다. 여기서 네트워크란 비단 ‘인맥’을 뜻하는 단어는 아니다. 사람과 사람, 혹은 그 사이에 인터넷과 같은 매체가 매개가 되어 서로 관계와 정보를 주고받는 길, 혹은 방식을 의미한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직장인인 동시에 내 공간과 네트워크를 다지고, 미래의 방향을 감지하고 있으려면 트렌드를 알아야했다. 세상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는지,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그 속에서 체험하며 온몸으로 느끼고 있어야만 했다. 나를 그 흐름 속에 속하게 해 준 것이 블로그였다. 회사를 나와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지금, 블로그가 없었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생각해보곤 한다. 우리나라 종이매체의 상황과 위상이 날로 나빠지는 요즘, 당시에 나를 비웃었던 선배들이 다시 되물어 온다. “어떻게 하면 블로그를 잘 할수 있느냐”고.

그 선배들이 블로그를 시작하려는 지금, 나는 트위터에 빠져있다. 트위터는 한번에 140자로 내 의견을 피력하는 미니블로그와 메신저의 중간쯤 되는 형태의 인터넷 매체다. 트위터에서는 이외수씨 같은 유명인도, 나와 같은 보통사람도 똑같이 140자로 대화한다.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싶으면 그를 팔로우(follow)하면 되고, 내 의견을 듣는 사람들을 팔로어(follower)라 한다.

블로그에 쓴 글을 내 팔로어들에게 알리고 싶으면 그 글의 링크를 트위터에 올리면 된다. 트위터에 140자짜리 글을 올리는 행위는 멘션(mention)이라 한다.

내 트위터 계정(@yiyoyong)을 팔로우 하는 사람의 수는 현재 2500여명이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그 관점을 존중하고 따르겠다는 사람이 2500명이라는 얘기다. 블로그에 글을 올려놓고 방문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쓴 즉시 2500명에게로 보낼 수 있다. 팔로어의 숫자는 오프라인의 유명세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어떤 고등학생의 팔로어가 1만명이기도 하고, 어떤 연예인의 팔로어가 500명이기도 하다. 얼마나 진실된 정보를 담느냐, 진정성있는 소통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면 된다.

블로그나 트위터는 언론인이나 정치인, 연예인들이 자신을 홍보하는 일방적인 창이 아니다. 지금은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나중에 이루고 싶은 개인의 꿈을 이루는데 분명 도움이 된다. 식당 개업의 꿈을 가진 사람은 주고받는 트위터 멘션 속에서 트렌드를 파악하고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꼭 대단한 정보를 교환하지 않더라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고, 외로운 주말 저녁을 함께할 친구를 만들 수도 있다. 심지어 140자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 지속적으로 글을 쓰다보면, 글쓰기 실력도 길러진다.

언제 어려워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직장생활, 트위터와 블로그는 나만의 탈출구로 활용하기 좋다. 물론 탈출구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잘 활용해 꿈을 실현한다거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게 하는 도구로 만들면 더욱 좋겠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무슨 일을 어떻게 하든 자신의 생각을 따라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게 마련인데, 트위터와 블로그가 그 역할을 해 줄 것이다. 나는 이것을 인터넷 ‘영향력’이라 부르는데, 오프라인에서와 달리 인터넷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는 타고난 미모와 부모님의 재력도 별 소용이 없다. 그래서 공평하고 그래서 해볼 만하다.
 

'손님과의 글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봉님 메일 글  (0) 2010.12.13
넷향기 글(꿈은 꿈꾸는 자,)  (0) 2010.12.13
서봉님의 메일 글(삶의 여유를 )  (0) 2010.12.10
넷향기 좋은 글  (0) 2010.12.06
카페글 퍼온글  (0) 2010.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