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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과의 글마당

나무에 걸린 생명

겨울이 춥다

폭설이 남기고 간 길목에

시린 가슴으로 고드름이 서있다.

 

앙상한 가지

갈색빛 초라한 은행알이

까치밥으로 머리 맞대고 떨며

메달려 있다.

 

새들도 둥지로 떠난 자리

흙에 씨앗으로 돌아 가야 할

가로수의 가지를 붇들고 운다.

 

여름날 녹색으로

수분 빨고 태양을 만껏 쪼인

길을 잃은 저 열매들,

 

봄은 멀었건만

공해로 찌들린 상처를 안고

하늘에 생명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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