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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과의 글마당

박시인의 글

박시인님 !

먼저 서은 문학연구소를 통하여 뵙게 되었고

박 시인님 작  "옹기"에서  詩香의  친근감을 만났습니다.

소생은 아직 시에 대하여 눈 뜬 장님 격이나 되는 사람으로

평생교육원을 찾아 다니는 왕 초보자 랍니다.

이 아침에 대하는 시인님의 "밤에 내리는 눈," 참 아름다운

시심으로 배워 봅니다.

소생도 그 런 밤이라고 기억나는 것은 지난 년말 문교수님

과 문국장님 저, 이렇게 세사람이 소주 잔을 나누는 그 밤에

박 시인님과 같은 시상을 머리 속에 담아 보앗답니다.

눈 들이 창넘로 춤을 추며 술잔에 건주 무용처럼 감동으로

보아주었습니다.

자주 훌륭하신 불로그도 들리겠습니다.

미천한 답례로 올리는 인사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시인님에 건필을 빕니다.

 

월산동에서

불초 井寶  崔  二  燮 拜上 

 

--------- 원본 메일 ---------

보낸이: 박원영<yypark4921@naver.com>
날짜: 2011년 1월 06일 목요일, 21시 04분 29초 +0900
제목: 밤에 내리는 눈을 보며
받는이: <lschoi@hanmail.net>

최선생님, 집에 잘 들어가셨는지요?

 

저를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답으로 다음 졸시를 감히 뜨워봅니다.

 

아니, 시라기보다는 그냥 잡문이라 생각해주십시오.

 

 

 

밤에 내리는 눈을 보며 

 

엊그제 창가에서 우연히 내리는 눈을 만났습니다.

밤은 고즈넉한 12월의 어느 새벽 1시를 달려가고 있었고

오랜만에 마음의 친구와 그저 한 잔 술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화제가 마침 끝나고 다른 화제를 찾던 중에

무심코 눈을 창밖으로 향했을 때,

거기에 가로등을 둘러싼 하얀 눈이

처음에는 폴- 폴- , 나중에는 펄펄 내려앉기 시작했습니다.

눈은 마치 과음보다는

저들의 하얀 춤을 한번 봐달라는 듯

폭이 넓은 의상을 하고 나붓나붓 추는 것이었습니다.

색깔은 오직 한 색깔이었고

동작도 오직 한 동작이었지만

그 단순한 춤은 나에게 많은 상상과

아주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단순한 동작에서

문득 나는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눈은 왜 평화로운가?

전에는 하얀색 때문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검은 색 일수도 있는 눈이

꼭 하얀 색이 되어 우리에게 여유롭고 화평한 마음을 전해 준다고

그날도 그런 생각으로 우두커니 눈을 맞이하고 있었는데

나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것을 마침내 보았습니다.

바늘 하나 꽂을 수 없을 만큼 하늘을 가득 메운 눈은

그러나

한 올, 한 올 어느 한 조각, 눈송이 하나 충돌하지 않고

부딪치지 않고 내렸습니다.

어느 송이 하나 다른 송이를 뒤에서 밀치거나

옆에서 부딪쳐오지도 않았으며

난데없는 바람이 휙 지나갈 때에도

함께 한 방향으로 쏠려 기우뚱하더라도

결코 다른 송이의 길을 막아서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미친 듯 바람이 불어도

방향을 잠시 바꿀 뿐,

어느 송이를 방해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나란히 어깨를 걸고 같은 속도와, 또 같은 속력으로

제 길로 나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 아마 눈은 앞으로도 항상 그렇게 내릴 것입니다.

우리도 어쩌면 그렇게 살아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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