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살이
내 나이 얼마인가...
어느덧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지 나이 헤아리기가 머뭇거려집니다.
인생무상이란 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종종 옛일을 생각하며 삶의 의미를 곱씹어보기도 합니다.
내 고향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습니다.
앞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넓은 평야가 펼쳐져 바다와 맞닿아있었고
뒤로는 야트막한 야산으로 들러 싸여 있었습니다.
꿈 많은 어린 시절 ‘저 바다를 따라 한없이 나아가면 태평양에 닿을 수
있으려니...'하고 나래를 펴 보기도 했습니다.
나는 초등학교 6년 동안을 라디오 소리도 듣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차량이라고는 선거철에 국회의원 후보를 태운 지프차가
고작이었습니다.그래 그런지 지금도 고향을 생각하면 먼 시골의 고요하고
아늑한 느낌이 먼저 듭니다.
배부르고 등이 따뜻하면 그게 행복으로 알았던 시절에 살았던 곳...
부모 형제가 함께 오순도순 지내던 곳...
사람은 누구나 귀소본능이 있어 나이 들면 고향으로 되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막상 고향으로 간다 해도 그리던 고향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정든 고향을 떠나 먼 타향 어디엔가 정착해 살아가게
마련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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