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년하고 집에 돌아 왔지만 툭하면 외식을 하는
오랜 습관을 유지하기도 하였다.
어느 날 내가 직장 생활하는 동안 맨날 혼 밥을 먹고
살았 던 아내의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외식이란 습관을
바꾸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노년을 맞으며 무엇보다 아내의 허리와 무릎이 망가진
상황에서 하루 세끼의 식탁 봉사제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노년을 보다 즐겁게 살아가는 노력의 방법으로
“가정주부”란 아내의 직책을 “자유주부”란 새 이름표로
바꿔 달아 주었다. 그리고 그 동안 느끼지 못한 밖았
세상을 만끽하도록 현관의 철문을 활짝 열어 주었다.
아내는 무엇보다 교회생활을 바탕으로 새벽기도로 시작
주로 교회 식당 봉사를 하기도 하였다. 집에서 일하면
허리와 무릎이 아프지만 교회의 봉사는 더 힘이 들어도
몸에선 활력이 넘친다, 고 하였다. 그래도 나이 들면서
식당봉사보다는 성가대 찬양, 봉사하면서 평생교육관을
통해 아코디언을 배웠다.
어느 날 아내는 연주회 앞두고 “여자의 일생”곡을 연습
하는데 나는 옆에서 이 곡을 감상하며 눈시울을 적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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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가 없도록 이 가슴이 아파도
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헤아릴 수 없는 설움 혼자 지닌채
고달픈 인생길을 허덕이면서
아아 참아야 한다기에 눈물로 보냅니다
여자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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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결혼하여 평생을 고생하며 살았다.
더구나 내가 부덕한 남편으로써 가정을 돌보지 못한 그
죄책감에 이 노래,
내 가슴을 아프게 하였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젊어서 피아노를 지도하는 교사직을 하였기에
가정과 자식들 돌보느라 얼마나 많은 힘이 들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참고 이겨낸 여장부라 불러주고 싶다.
아코디언을 빠르게 습득하여 지금은 예술단에 입단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매일 분주한 생활로 아플 시간이 없다며 즐거운 당신,
주일날은 교우님들과 따뜻한 점심 들도록 권하지만
나는 집으로 와서 꼭 혼 밥을 챙겨 먹는다.
냉장고와 보온밥통엔 언제나 아내가 준비해 둔 혼밥,
온전하게 준비되어 있어 고마운 마음이다.
어쩌면 이렇게 혼자 먹는 밥이 나를 돌아보는 밥이고,
내 영혼을 살지게 하는 진정 魂 밥이란 각오를 다진다.
당연히 약속이나 필요한 외식을 제외하려 노력한다.
우리는 식탁에 오르는 양념들도 가능한 시장에서
자연산으로 구입하여 아내가 가꾸는 소중한 식재료들
이다. 무엇보다 조미료를 일체 쓰질 앟고 있다. 한편
콩을 사서 메주를 만들고 장을 달여 옥상에 숙성시키는
열정이 담겨있다. 께를 사서 양념과 찬기름을 만드니
어찌 이 귀한 당신의 열정을 섣불리 하랴…….
나의 혼 밥은 다양하게 개발하며 건강요법까지 겸해
즐기는 멋을 만들고 있다.
이 혼 밥에서도 얼마든지 우리의 알뜰한 사랑 나눌 수
있다는 의지 이것도 노년을 사는 하나의 지혜라면
거짓일까,
주변엔 홀로 살아가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
내 인생을 더 열심히 살아가는 깨우침이라 믿으며.
반면 아내는 각종 단체의 값진 활동으로 분주한 것을
내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배려를 하고 싶다.
나의 부족하고 부덕한 점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일....
항상 감사하며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8년 7월 11일 수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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