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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노년의 정겨운 편지로

최 선배님의 책자
존경하옵는 최 선배님.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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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열 선배님께 보내드린 서신문의 답신이 메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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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섭 시인님!

보내주신 메일 잘 받았습니다.

구구절절 좋은 충고를 주셔서 힘차게 살아갈 것입니다.

꿈같은 광주 임동 신혼생활이며 출생이 늦어 걱정하던 차에 장녀 원이가

출생해서 그 때의 기쁨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원이가 어릴때 광주 금남로에서 애를 잃어버려서 혼이 났는데 다행히

길 가던 시민의 신고로 애를 찾은 기억도 생생!

아직까지는 건강하니 허송세월은 할 수 없고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 모임이나 여행등도 할수 없고

방콕하고 있으니 답답하고 해서 하모니카를 시작하나???

지금도 최시인을 그시절 젊은 햄섬한 청년으로 머리에 저장되어 있는데

벌써 80고개를 넘었다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삼남매를 두시고 손자가 여섯이라니 참으로 다복하십니다.

큰손자가 해양대학 졸업반으로 실습을 나간다니 60여년전 제 실습이

다시 떠올읍니다. 지금는 학교 전용실습선이 있어서 단체실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우리가족은 남매에 친손녀 둘 외손녀 둘 손녀만 넷이인데 대학졸업한 손녀와

제학중이 있는 손녀가 있습니다.

최시인의 탁월한 문학적 소질과 문장력을 그대로 묻어두기는 아깝다고

생각이 되어 감히 "회고록" 집필 추천을 하고져 합니다. 내 책 말미에 보면

만든책 난에 회고록(약700페이지)이 있습니다.

저도 80고개를 넘어서니 앞에는 아름다온 황혼노을이 고우나 한편 어쩐지

지내온 인생행로가 뒤돌아 보여서 일년간 옛날 생각과 자료를 더듬어서 책을

한번 써봤습니다. 내용은 할아버지 자손과 집안 이야기와 내살아온 이야기를

실명으로 담았으므로 외부배부는 안하고 할아버지 자손들에게만 한정판으로

50권을 출판하여 배부하였습니다.

아무조록 이렇게 메일로 소통하니 속이 후련합니다.

좋은 소식있으면 자주 메일을 주시기 바랍니다.

두분이 항상 건강하시고 집안이 행복하기를 빕니다.

최 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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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옵는 최 선배님!

보내주신

해외 항해실습 견문기와 인생의 황혼 길을 둘이서 정답게 걸어가던 때가

어제 같은데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여행길을 혼자 걸어가야 하는 외로운 처지,

쓰신 선배님의 편지글 이야기에…….

소생은 먼저 사모님의 영정 앞에 삼가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옛날 1963 쯤 광주 내연발전소 정문을 나서면 공설운동장의 큰길 건너 골목길에

신혼살림을 차리신 그 기억이 소생의 눈에 아롱거립니다.

그 시절 아마 따님이거나 아드님의 어린 자녀분들 보듬는 그 정겨움이 영상의

필름으로 돌고있는 듯, 바라봅니다.

선배님의 그 옛날 광주의 신혼생활이 그만큼이나 아름답고 알뜰하셨다는 뜻으로

여겨집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아드님 따님 가정과 손자, 녀들이 든든한 울타리란 가족이

함께하십니다.

최 선배님은 혼자서 외롭게 걸어가시는 게 아니시며 사모님은 하늘나라에서

가족의 건강, 평안함이 가득하시길 지켜보시며 응원을 보내시는 줄 믿습니다.

평소 독서를 즐기시는 선배님께서 최근 해외 항해실습 견문기책자도 발간하시고

앞으로도 그런 열정으로 건강하시어 100세 시대를 큰 보람으로 사시길 기원합니다.

불초 소생은 아직 건강하고 아내 역시 비교적 건강한 편이지만 80줄을 넘기며

지난날 산후조리와 가사를 이끄는 피아노 교습 등의 후유증으로 허리와 무릎이

다소 불편한 편입니다.

최 선배님!

요즘 코로나 19사태로 어려우실 줄 믿습니다만 정부의 예방접종과 생활 거리

지키기 등 준수로 건강을 챙기십시오. 그리고 코로나 19사태가 지나고 광주에도

다니러 오시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소생은 아들이 목포대 교수에 손자 둘인데 큰 손자가 해양대를 졸업하고

5월에 항해 길에 오른답니다.

딸 둘에 큰딸이 남매를 작은딸이 남매를 두어 손자 4명에 손녀가 둘로

우리를 포함 전체 14명의 대 가족이 있답니다.

이렇게 우리의 시작은 빈약하였지만, 지금은 풍성함으로 살며 돌아보면

아내에 대한 감사와 은혜로 살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좋으신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하면서 답신을 줄입니다.

광주에서 불초 최 이 섭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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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처럼 손으로 쓰는 편지가 아니라도 서로의 정겨운 사연을 컴퓨터에 담아

바로바로 주고 받는 것도 시대의 풍류라 여기니 값지고 보람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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