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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또 한 주는

아내는 성가대 연습때문에 교회를 나 보다 1시간전에 간다.

그래서 승용차로 바래다 주고 나는 집에서 일을 보고 11시

걸어서 간다.

낮 기온이 엊그제보다 3~5도 떨어젔다는 보도다 그런가

는데 교회까지 가는 길엔 그늘이 없어 햇볕을 안고 간다.

하지만 엊그제나 다름아닌 불볕더위다.

교회에서 돌아 와 덥지만 집에서 샤워를 하고 점심을 챙겨

먹고 혼자서 악기를 하고 컴이나 티비를 보면서 문밖엔

꼼짝도 않하고 집에만 있었다. 

가로수를 바라보면 바람은 불고 있는 듯, 흔들리고 있으나

안은 덥기만 하다.  

운동연습장을 가려고 몇 번이나 망설이다 접었다.

옥상에서 뒷집을 내려다 보면 뒷집 윤사장님은 이 더위에

여기 저기 페인트 작업을 혼자서 하고 있다.

언제 보아도 윤사장님은 집에 오면 저렇게 열심히 일을

하신다.

우리동네로 이사를 오신 것은 1년이 지나고 우리완 이웃

사촌이란 말처럼 사촌 못지 않게 가가히 보내고 있다.

해질무렵 아내가 교회에서 돌아 오고 나는 오징어 안주를

챙겨 슈퍼에서 소주 한 병을 사들고 뒷 집으로 갔다.

언제나 나를 형님이라 불러주고 여간 정겨우신 분이다.

더위에 일을 하시니 목도 축일 겸 한 잔 나누자고 했다.

그랬더니 뒷집 아주머니께선 김치찌게를 만들어 내신다.

우리집은 높지만 바람이 없는 데 뒷집은 단층이라도

그늘에 바람이 시원하여 평상에 앉아 주안상이 즐겁기만

하였다.

마침 동네 통장 아주머니가 오셔서 우리들 동네 재개발

추진 내력도 고 마당에 채소들이 탐스러워 둘러 보면서

내가 집에서 더위로 힘들던 일들이 시원하게 씼긴다며

고맙다고 하엿더니 돼려 뒷집 윤사장이 매번 신세만 짓는

다며 다음엔 자기가 대접을 하겟다고 답례를 준다.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갖고 집에와서 저녁상 물리고

산책을 나갔다.

박에는 바람이 있어 돌다가 반바지 차림에 모기들이 다리

를 뜯어 먹어서  나의 하루 영양분을 몽당 뺃기고 온다. 

불볕 햇덩이도 이젠 서산으로 넘어가고 우리집 시멘트 

건물은 아직도 열기를 먹음고 소나기라도 오면 좋겠는데

잠자리가 불편한 또 한 주는 시작되고 있다. 

 

2012년 8월 12일 일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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