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옥상엔 버려진 화분들을 모아 흙에 거름을 하여 봄부터
채소야 꽃들을 가꾸고 있다. 그 중에 고추나무가 매운 고추들을
주렁주렁 메달고 아침 저녁으로 우리를 부르기라도 하는 듯
신바람타고 올라가 물을 주고 잡초도 뽑아주면서 정을 나누었다.
그리고 방울 도마도야 가지도 역시 참 고맙도록 열매라는 선물을
듬뿍 안겨주었다. 또한 솔과 파들은 조금씩 잘라 전을 부처 먹고
잘라내기가 무섭게 다시 자라나는 성장율도 높았다.
하지만 호박 두 구루는 넝쿨만 뻗어 담장을 오르다가 시멘트에
햇볕의 열기 탓인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잎만 오그라들어 볼품이
없이 자라고 있다.
풋고추는 매워서 잘개 잘라서 찬 용기에 가득 담아 냉동고에 두고
국이나 다른 양념으로 두고두고 활용을 하는 아내의 알뜰함을 엿
보고 있다.
작년 꽃 박람회에 구경을 가서 꽃씨 봉투를 얻어 온것을 늦은 봄에
설합속에서 찾아 화분에 심엇더니 7개 나무가 곱게 자라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지금쯤 커다란 꽃으로 해와 마주 하며 정을 나누고
있겠다 싶은 데 우리집의 이 해바라기는 이제야 연한 잎들의 제촉
하는 눈짓을 받으며 노란 꽃대를 세우고 있는 중이다.
옆에서 바라보는 꽃이 너무 아름답고 여려서 참아 햇살에 화상을
입을까, ? 걱정스럽기만 하다.
어쩌면 자신을 태워서 재가 되는 그런 열정의 꽃인가 하는 생각을
하여 보면서 은근히 질투심이 일기도 한다.
아침이라서 내가 들여다 보아도 동쪽을 향하는 꽃이 얄밉기도 하여
잠시 해를 가려 보는 어리석은 내 심보.그러나 꽃은 아무 말이 없다.
이제 입추가 지났고 고추나 도마도들이 엊그제 비를 맞아 힘빠진
모습들이 애처럽기도 하였다. 더구나 고추들이 오그라들어 볼품도
없어진다. 자연은 거짓을 모른다더니 때를 맞아 이별의 준비를 하는
것이라 서운함을 느끼게 하여 준다.
우리는 이때쯤은 여기저기 마른 고추를 사는 준비를 한다.
몇 년전엔 영광에서 사온적이 있고 해마다 시골 풍경을 둘러 볼겸
나들이를 하기도 한다. 올해도 고추 작황이 어전지,? 값은 얼마나
할까,? 아내는 마음 걱정을 하고 있다.
우리 두 사람만 먹을 것이라면 조금만 사도 되지만 자식들 집에
김장이야 철따라 고추가루며 장을 보내주는 열정 때문에 20근이
넘게 사곤 한다.
그렇게 사온 고추들은 옥상에 잘 말려서 다시 꼭지를 따고 씨를
뺀 다음 방아간에서 가루로 만들어 쓴다.
여름내내 풋고추는 우리가 기꾼 것을 주로 먹었지만 지금부터
내년 이 때까지는 마른 고추가 우리들 가족 모두에 건강품으로
활용을 하게 된다. 그래서 값보다도 좋은 고추를 선택하는 데
정성을 들이는 편이다.
오후는 공원 복지관 여름 방학이 끝나고 개학으로 출석을 한다.
몇 일전 영광원자력 견학도 하고 오늘 다시 만나는 회원님들의
모습들이 활기차고 반갑기만 하였다.
모두들 방학 동안 연습을 많이들 한 흔적으로 악보에 색칠을 한
열정이 물씬하였다. 복습으로 오빠생각을 돌아가며 연주를 하였다.
그렇게 우리들 시간을 마치고 언제나처럼 모두들 막걸리 파티에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2012년 8월 14일 화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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