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덮친 세상
최 이 섭
111년 전이라면
우리 아버지가 15살 때쯤이 아닌 가!
새벽부터
삼베옷에 손수 삼은 집신 신고
산이며 논길에서 온 종일 일을 하셨겠지…….
밤이면 마당에 덕석 깔고 모깃불 켜고
할머니 부채질로 새우잠을 붙였으리란
나의 머릿속에 그려진 이 가난한 영상 하나,
2018년 여름
111년 만의 폭염 기록이
강원 홍천 41도 서울 39.6도 라니,
“국가폭염재난”을 선포하였네,
남태평양에서 올라 온
그 많은 태풍이며 소나기도 없던
도시와 농촌이, 강과 바다가 타버린
폭염이란 올 여름,
우리 선대의 시절
전기도 없이 고통의 더위를 이기신
그 의지,
옛날
우리 집 샘에서 솟는 그 시원한 물
한 바가지 가슴에 매달고 이 열대야를
이기는 극기 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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