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철 없던 16살에 어머님이 중풍으로 고생 끝에 생사의 고개를 넘나드는 어느날, 누님이 와서 어머님의 손을 잡고 천성길 편히 가시라는 기도로 작별을 하셨습니다. 어느 덧, 누님께선 80줄을 넘으셔 어두우신 귀로 동생집에 자주 전화를 주시지만, 못 나눈 말들로 답답해 하실까, 하여 이런저런 소식들을 편지로 적어 보내드리고, 가끔씩 자식들 함께 거나 딸네집 가는 길에 잠시 찾으면 반갑고 기쁘게 맞아주셔서 우리도 참 좋습니다. 지난주엔 아내와 찾아뵙고 누님께서 식사준비가 어려우셔 식당으로 모셔 점심대접을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매형님께선 70부터 대학 노트에 매일 새벽이면 신 구약 성경 쓰기를 5년만에 마치시고 교회에서 상도 타시고 목사님께선 이 노트를 가죽으로 표지를 하여 주셧다 며 자랑 껏, 보여주셧습니다. 나는 매향님에 굳은 의지력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흐트러짐이 없는 차분하신 글체에 감동을 하면서 어린 날 팔만대장경을 견학 때, 여러사람이 만든 목판의 글체지만 한결 같이 정교함은 오직 불심의 기도 였노라,...는 설명을 떠오리기도 하엿습니다. 누님의 근황으론 노인대학의 하루~가 보람인 데, 나이 탓인지,...! 무엇을 챙겨두고도 자주 잊어버는 게 걱정이 된 다는 이야기들로 여간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누님께선 아내의 손을 잡고 동생과 함께 살며 자식들 낳아 성공시킨 일들이 너무 고맙다,...며. 어머님처럼 따뜻하신 위로를 하여주시고, 아내는, 부모님을 모시지는 않았서도 어머님의 정성 만큼이나 형님의 깊은 사랑에 은혜,...로 늘 감사하는 마음이라,며 인사를 나누고 돌아 오는 길,.. 누님께선 무남 독녀를 길러 출가를 시켰기에 동생을 자식처럼 아껴주시지만 무심한 동생으로 항상 미안한 마음 뿐이 던 것을,... 매형님과 두 분께선 천성길 가실 곳 준비도 마련하셨노라는 자상하심에 그만 목이 메이기도 하던 우리들이엇습니다. 누님을 사랑합니다. 매형님과 함께 건강하시며 평안하세요, 누님께서도 고맙다는 정표로 오래토록 창 넘어로 손을 흔들어 주셨습니다. 음악: Mother of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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