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 굽는 팔 밖으로 굽는 척
당연히 안으로 굽는다는 팔, 밖으로 굽는척이라도 하고 사는게 현명하다는 걸
그리고 효자 효부도 어른이 만드신다는 걸 많이 깨닫습니다.
가령... 저희 부부가 똑같이 싸우고 잘못을 했을 경우
저희 시부모님께서는 대부분 제 편을 들어주시고 당신 아들을 야단치십니다.
반대로 저희 부모님께서는 대부분 사위인 제 남편편을 들어주고 저를 나무라시죠.
결혼 3년차인 저는 딱 한번 시아버님 호출을 받고 제대로 야단을 맞고 온적이 있습니다.
싸우다 남편에게 ‘그만 살자’ 고 이야기 했다가 실망했다고 어찌 그런 마지막 말을 하냐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님께 혼쭐이 나서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일은 항상 사정전후를 들어보신 후 며느리인 제 편을 들어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모르게 친정부모님 보는데서 남편한테 그러면
엄마가 제 허벅지를 살짝 꼬집으며 야단치십니다.
설령 남편이 잘못 했어도 어른들 보는 앞에서 남편 기죽이지 말라고...
특히나 친정 오는 길에 남편한테 잔소리하면 오고 싶겠냐고...
어느날 남편이 저랑 대판 싸우고 애는 자기가 키우겠다고 그러더니
어처구니없이 저 없는 사이 저희 엄마 모시고 나가서 외식하고 오더라구요.
그러고선 장모 사위가 얼마나 다정하게 제 욕을 하고 있던지
나 원 참 황당했지만 또 그러니 웃고 넘어가 지더라구요.
어른들이 생각이 깊으셔서
분명 팔이 안으로 굽어서 내 아들이 더 이쁘고 내 딸이 더 이쁠진데
똑같이 싸워도 내 아들편 들고 싶고 내 딸 편들고 싶을진데
비록 속내는 어떠신지 몰라도 그 반대로 해주시니 항상 고맙습니다.
솔직히 저도 남편도 욱 하는 성격도 있고 자존심도 강하고 해서 좀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느 부부보다 문제없이 항상 고맙다 미안하다 그러고 사는건
모자라는 우리들을 채워주시는 어른들이 계셔서가 아닌지...
저도 이제는 아들, 딸 다 낳아서 미래에 시어머니도 되고 장모도 될 사람입니다.
내 딸 좀 고생하고 사위 맘에 안든다고 이혼하라고 짐 싸들고 데려 온다든지
내 아들 어깨가 좀 무겁다고 며느리 쥐잡듯이 잡고 시집살이 시킨다든지
그런 생각 없는 어른은 절대로 되지 말아야지 다짐에 다짐을 해 봅니다.
얼마전 시아버님 친구분께서 저를 칭찬하시며 좋은 음식을 보내주셨어요.
저는 그분이 누구신지도 모릅니다 결혼식장에서 뵈었을라나요
단지 그분은 저희 시아버님이 제 칭찬을 많이 하시니
"아 그리 착한 며느리가 있나... 그러면 내가 가만있으면 안되지" 라셨다고 합니다.
제가 한게 뭐가 있겠습니까?
저희 시아버님이 저를 칭찬해서 착한 며느리 만든거지요.
근데 또 그런일 있고나니 저는 더 고맙고 더 잘해야 되겠다는 맘이 절로 생기더라구요.
이런거 보면 효자효부도 그냥 원래 심성대로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어른들이 효자효부를 만드는 것도 같더라구요.
제발 저 또한 현명한 어른이 되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어느 주부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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