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금씩 아내는 미역국을 끓인다.
미역이 사람에 좋다는 것은, 딱 이것이다 하는 것보다, 그냥 먹기에 좋도록 닭고기, 아니면 바지락(작은 조개)의 종류를 주로 넣어 만든다.
우리 둘이가 잘 먹기에 미역국이 나오는 날은 서로 먼저 오늘은 누구 생일이더라,..? 하며,
내 생일이면 자기가, 자기 생일이면 내가 축하 인사를 하며 웃음 꽃이 활짝 피는 날이 된다.
40년을 넘게 살면서 하루 하루에 기쁨이 되도록 좋은 날, 분위기를 만드는 아이디어로 개발한 것이다.
목요일 부터 아들네가 오늘 오찬을 하기로 약속이 되어 나는 아들네가 내 생일인 줄을 알고 잔치를 벌이니 당신도 축하 봉투라도 만들어 들고 오라는 유머를 하여 본다..ㅎㅎㅎ
그래서 우리집엔 이런 가짜 생일이 1년이면 수 없이 찾아 온다.
아내는 악기공부를 마치고 시간을 맞추어 집에 와서 준비하여 아들네 집으로 갔다. 손주들 밀감도 사고 큰 손자의 팔 기브스는 풀었지만 아직은 조심을 하여야 한단다. 작은 손주는 형에게 눌려 지내는 탓인지 아니면 여자같은 순한 면이 역역하다.
아들은 작년도 대학 교수들 논문 심사 결과 표창을 타고 와서 상패도 보며 축하를 해주었다. 이 상을 타고 와서 저희 어머니에게 여름 건강을 위하여 몸 보신을 하도록 약값도 보내와 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라고 한다.
부모 자식 간이라도 고마운 의사 표시 같은 일은 확실하게 하는 아내라 기회를 보아 아들에게만 고맙다고 하여 주었다. 그래도 며느리 앞에서 떳떳하게 못한 것도 좀 개운치가 않았다.
우리는 외식으로 여섯 가족이 포식을 하며 긍황에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자리가 되었다.
오는 길에 어제 나의 MP3 가 고장이 나서 서비스 센터에 맞긴 이야기를 했더니 며느리가 저 쓰는 것을 준다. 그래서 사양을 했지만 저는 필요가 없다며 아버님이 쓰도록 권하여 받아 왔다.
항상 부모에게 잘 해주어 고맙고 저희들 자녀들과 복되게 살아가는 일,...
오늘도 우리는 가짜 생일 날 푸짐한 선물까지 받아 참 복된 날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돌아 온다.
오는 16일은 서울에 두 딸네 집을 가는 기차표 예약을 하며 아내는 벌써 무엇을 준비 할까,...? 하는 고민에 빠지는 듯 싶다..
2010년 7월 10일 토요일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