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흥에서 지점장을 하던 시절 동생처럼 나를 따르던 박사장,
퇴직을 한 세월이 15년이 넘고 있지만 지금도 명절이면 녹동의 해산물을
꼬박 ~ 보내주고 잇다.
그래서 나도 정성에 보답을 하는 뜻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
내가 박사장을 찾아가면 되려 패만 끼치게 되어 억제를 하고 있다.
이젠 얼마나 살게 될런지도 모를 일, 한 번 가서 만나보고 싶다.
이 편지를 보내면 답장이 오리라,
무더운 날씨에 건강하시며 댁에도 평안 하신지요, 너무 오랜 만에 글로 소식을 드리려 컴 앞에 자리를 하니. 무슨 말을 먼저 하여야 할지 망서려 지기도 합니다. 저도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오래전 녹동을 가서 뵈올 때는 박 사장님께서 산행을 열심히 하시며 활기찬 생활을 하시기에 무척도 부러웠습니다. 여전하 실 줄 믿습니다. 박 사장님께서는 해마다 명절이면 옛정을 기리시는 선물을 정성으로 보내주셔서 참 감사함을 담고 살아갑니다. 저와 박 사장님의 인연의 세월을 더듬어 보니 70년대 초반, 순천영업소 시절로 기억이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마 고흥은 출장소로 있었고 다시 얼마의 해가 바뀌고 내가 고흥영업소로 부임을 하면서 형제와 같은 멋진 젊은 날의 열정에 불꽃을 집혔다고 돌아봅니다. 지금은 백발이 서고 별로 하는 일도 없이 평소에 못 한일 들을 해 보려 노력을 하지만 신통치가 않습니다. 더 소중한 것은 지난날 나의 부족한 일들로 마음에 아프신 상처들을 남겼다고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기도 합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엎드려 비는 마음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한 편 젊은 날의 열정으로 의롭고 기백이 넘치는 추억들도 많았다고 봅니다. 나이들 면서 더러는 부질없는 일들로 후회스런 일로 나를 꾸짖는 어리석음도 먼저 보고, 이것이 우리들 인생길이란 깨우침으로 철이 드는 듯 싶기도 합니다. 얼마 전 잠자리에서 박 사장님과 어우러지던 꿈을 꾼 나는 내가 고흥을 한 번 가고 싶다고 아내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옛날에 고흥 반도 공사현장을 누비면서 열심히 일도 하고 땀도 많이 흘리신 우리 박 사장님, 날마다 나 와는 약주도 나누고 바닷가로 가서 낚시도 하고 우리들이 얼마나 신명나게 살았는데, 무성 영화처럼 꿈속에서 그런 추억을 만나 아침에 일어나 나는 무척도 허전함을 느낀 적도 있습니다. 내가 고흥을 그리는 것도 박 사장님의 고향이고 지금도 계신 고흥이라 그렇습니다. 또 한 나의 젊음을 불태운 불꽃 역시 박 사장님의 은혜의 기름 으로 더 활활 타 올랐을 것입니다. 위성센터가 생기고 고흥 반도가 몰라보게 눈부신 발전을 하는 것도 더 늦기 전에 보고 싶은 심정을 이렇게 적어 봅니다. 옛날에는 두 시간이나 달려야 가는 곳, 지금은 마음속으로만 수십 번을 가는 먼 나라처럼 느껴집니다. 올 핸 꼭 한 번 가오리다. 더위에 건강하시고 댁에도 평안하시길 기원 드리면서 두서없는 문안 글을 올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광주에서 최 이 섭 드림 |
2010년 8월 2일 월요일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