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행의 필수품 중엔 아이젠도 있다.
역시나 산에는 눈이 쌓여 있다. 베낭을 풀고 찾아보니
어찌 한 쪽만 가지고 왔다.
나는 절룸발이가 된 기분으로 길을 걷는다.
계곡길에선 큰 돌과 개울들을 솜 이불로 가려 놓은 듯,
깊은 겨울 잠속으로 하얀 눈덩이 세상이 되어 있다.
나는
한 폭 그림처럼 바라 보면서 가만히 귀를 기우려 본다.
이 그림속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여 오고 있다.
저 물소리가 얼마나 지나면 또 봄이 오는 소리도 들려
오려니,...
새들은 나무가지에 쌓인 눈으로 갈증을 풀고 있 듯...
잔 가지들이 흔들리며 눈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다.
산행길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고 있었다.
어느 시인은 情있는 사람이 산을 좋아 한다고 했다.
내가 정이 있는 사람이라고 자위를 하여보며 쌩긋 미소
진 마음을 들여 보기도 한다.
참 재밋는 신행이다.
오늘은 우리들 산악회가 시산제를 갖는 날이다.
새해 초에 날을 잡아 전 회원들이 제물을 차리고 이런
행사를 치룬다.
경건한 마음에 정성을 다하여 산행길 안전을 기원한다.
그리고 자연을 아끼며 사랑하고 배우는 정신을 기린다.
행사를 마치면 정기총회를 열어 결산보고와 사업계획도
마련을 한다.
회비 잔액이 5백만원을 넘고 오늘도 찬조금이 들어 왔
다는 설명이 있다.
회원들은 모두들 즐겁기만 하여 약주잔이 돌며 자리가
시끌적 하다.
산행길이 미끄러워 빙판길에 넘어지기도 하고 눈에
쌓인 숲속에 산 짐승 발자욱 이야기도 하며 마냥 기쁨이
넘치고 있었다.
나도 오늘에 이런 자리가 참 좋기만 하였다.
한 해 내내 안전한 산행 건강하고 가정에 복이 넘치길
기원하는 회원들과의 덕담을 나누며 침목을 다지는
마음 간절하였다.
귀가길에 연습장에서 운동도 하고 목욕을 하고 왔다.
저녁엔 서상준님의 사모님께서 노환으로 고인이 되셨
다는 연락을 받고 조선대 장례식장을 다녀 왔다.
이제는 경사보다 애사가 더 늘어가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죽마고우 근섭님의 부인이 얼마전 세상을 떠나고
벌써 이 번이 4 번째 조문이다.
건강하게 열심히 살자.
2011년 1월 7일 금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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