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고 배낭을 챙겨메고 산행을 한다.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 타며 무등산을 오른다.
날씨는 입춘을 지나고 하루가 다르게 봄 기운이다.
계곡엔 아직도 눈이 쌓여 있지만
따뜻한 햇볕에 물줄기가 소리를 내고 흐르고있다.
나는 MP3로 아름다운 선율을 감상하면서 발걸음을
열심히 하고 있다.
가슴속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산행이다.
약사사 입구에서 더 오르기가 힘든 것은 눈이 쌓여
아이젠이 없이는 더 오리기가 어렵게 느껴진다.
안전하게 약사사로 들어 선다.
언제나처럼 이 사찰은 남향에 자리를 하여 명당이란
생각을 하던 곳이다.
산행으로 온 등산객이 차를 마시며 쉬고 있다.
나는 뒤뜰로 가서 약수를 시원하게 한 바가지를 떠서
마신다. 키피나 다른 차보다 신선한 맛이라니 온 몸에
짜릿한 생기가 감돈다.
어느 방엔 스님들과 불도님들이 무슨 회의를 하는지,?
토방에 신발이 가득하다.
밝은 뒷들로 돌아가는 데,
조선간장의 향기가 묻어나는 해 묵은 장독대가 햇살을
머금고 옹기종기 노닐고 있다.
스님들이나 이곳을 찾는 불도님들에겐
보시에 음식을 만드는 짭짤한 저 간장이 아니던가,...
어찌 장 뿐이랴, 김치나 장아치들이 담겨 숙성을 하는
중일 터 이다.
장독대도의 일광욕이라는 대목에서,... 순간
어느 바닷가 비키니 아가씨의 일광욕장면을 떠올리는
짖꿎은 심사가 머리를 들고 일어 선다.
때마침 내 앞을 스치는 스님의 죽비로 불호령을 당하는
상상을 하다가 혼자서 피식 웃음을 ㅎㅎㅎ 흘린다.
요즘 날씨가 춥다보니 여름이 그리운 탓이려니,..
얼마나 절간을 헤매다 디카로 사진을 찍고 즐기고 내려
온다.
증심사 계곡은 몇 년전부터 주변정리 사업을 마치고
이젠 환경이 아주 좋아저 있다.
계곡에 먹거리 집들이 난무하던 시절을 마감하고
異國風인 듯,
멋있는 건물들이 세련되어 마음에 든다.
이 전엔 무당아니면 먹꺼리 촌으로 곳곳이 오염천지
이던 곳,
영업집마다 주객들이 고성방가에 화투나 하던 인상이
베어있었다.
나는 이 곳에서 음식을 먹을 때면 게울물을 끓어다가
식수로 쓰는 것이 아주 싫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이 곳 음식을 피하기도 하였다.
지금은 계곡이 잘 정비가 되고 거미줄처럼 엉켜 영업
집집으로 연결되는 파이프줄기가 사라지고 말았다.
당연이 맑은 상수도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것이다
요즘은 산행을 하고 오는 길엔 여기서 음식을 즐겨
먹고 있다.
오늘도 기웃거리다가 담양국수집으로 든다.
비빔국수와 막걸리 한 병을 들면서 땀을 훔뿍흘렸다.
매운 것을 못 먹기에 비빔굿수가 너무도 매워서이다.
매운 맛이 우울증을 치료 한 다던가,?
애라 보약이라며 참고 다 먹어 치웠다.
화장실에서 잇발을 닥으며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본다.
내 얼굴인가 싶을 정도다.
아~ 이 紅顔이라,
봄을 찾아 산에 왔것만
봄은 산에 두고
내 얼굴에 붉게 붉게 피어난
새 봄을 한아름 담고
가슴뛰는 기쁨으로 왔노라.
절간의 장독대가 따뜻한 햇볕에 일광욕을 하고 있다.
아직 절간의 처마에는 고드름이 달려 있었다.
봄 목련이 꽃 봉우리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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