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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감사의 따로탕

예전에 우리가 자주 가던 식당에서 설렁탕을 주문하면 

탕에 밥을 말아서 주던 시절이 있었다.

손님에 따라 밥을 탕에 말지 않고 주문을 하면 지배인은

주방에 대고 "따로탕 몇 개"라며 소리를 외친다.

우리는 어느 조직이거나 친구간에 정상관계가 아닌 경우

따로탕이란 은어말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서로간에 화합이 깨지거나 여의치가 않다는 뜻이 아닐까,.

은어말이라는 것도 시대의 변천에 따라 유행을 타는 것,

요즘엔 이런 따로탕보다는 공기밥이 나와 게산을 하기

때문에 당연히 밥이 따로 나오는 것을 본다.

그래서 따로탕이란 말들이 쓰일 필요성이 없는 듯 싶다.

우리집은 아내와 둘이서 살기에 아침,저녁은 점상을 하고

점심은 따로 하는 때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아침상에 나의 점심을 잘 챙겨 먹도록 아내는

신경을 써주고 있다.

무엇은 어떻게 어디에 무엇이,...하는 자상한 안내를 하여

준다. 

직장생활에서 퇴직을 하고는 외식을 자주하였지만

이제는 집에서 해결을 하는 일로 습관화가 되어있다.

주일은 아내가 성가대에 들어가고 있어 교회식당을 이용

하도록 하지만 나는 집에서 하는게 편하다.는 말로 사양을

하고 집에와 먹느다.

그래서 저녁상에 점심을 따로탕으로 했느냐,?는 은어말로

웃는 자리를 만들며 즐거움을 나눈다.

나는 이렇게 따로탕 식사를 하면서 아내에게 참 고마운

생각을 한다.

평생을 가사일로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자식들 나서 기르고 살림 형편이 어려워 맞벌이까지 하였고

더구나 젊었을 때는 내 음식트집으로 얼마나 속을 태웠을까,

하는

반성의 세월을 살고 있다.

사람은 반쪽끼리 만나서 하나가 된 다는 말도 있다.

얼만전 죽마고우 한 친구의 부인께서 10여년간 병고 끝에 

저세상으로 떠나고 말았다.

조문자리에 얼마나 안타까운 것을 친구는 생전에 아내에게

잘 못한 것이 너무 후회스럽고 죄 된 마음이라며 눈시울을

적시고 있었다.

친구의 그 애틋한 마음,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

오늘도 미리미리 알뜰한 준비로"따로탕"을 받는 나,

얼마나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일 인가를 배우고 있다.

 

2011년 2월 6일 일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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