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날은 아내가 새벽기도를 쉰다.
한 겨울 기관지에 찬바람이 해로워서 한 달쯤 쉰 결과
많이 호전이 되었다며 다시 시작한 새벽기도,
내가 말려도 그 고집엔 소용이 없다.
비가 오고 있는 창넘어 밖이 어두 컴컴한 이른 아침,
요즘 나도 운동을 실내에서 하고 있기에 잠시 몸을 풀고
컴 앞으로 온다.
오늘 예정엔 후배님에 아들의 결혼식 참석이 있다.
아침을 먹고 아내를 교회까지 차로 태워 주고 온다.
결혼식은 11시인데 나는 오후1시로 알고 여유롭게 악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도중 밖에 일을 보고 오는 길에 동료분을 만났다.
결혼식장을 간다고 하여 누구냐,?고 묻자 내가 가야 할
후배의 혼인식장이다.
집에 와서 청첩장을 보니 11시가 맞다. 서둘러 시간을
맞춰 달려 간다.
전직 동료들이 많아 인사를 나누며 축하를 하고 함께
오찬도 하였다. 언제부턴가 이런 행사장에선 지나가는
안부 인사정도만 남기고 밀물이 듯,
잠시 만나곤 모두들 썰물처럼 금새 헤어지는 것,
그래도 전에는 그리운 사람이 있어 이런 행사장에서
만나길 바래기도 하였다. 사전에 몇 시에 와서 대화도
나누고 식사장에서 다정한 자리도 하곤 하였은 데,
점차 서로의 환경이 바뀌면서 달라진 것이다.
오늘 역시 별로 다른게 없었다.
11시에 가서 잠깐 예식을 참가 해 오찬을 마치니 아직
정오 밖에 않되었다.
비가 오는 날이라 우선을 쓰거나 차로 떠나는 하객들,
어쩌면 바람에 산산히 흩어지는 가을 낙엽처럼 ,...
괜한 허전함이 몰려오고 있었다.
우산을 펴 들고 지하철역을 지나치고 얼마를 걷는다.
상무지구 아울렛으로 빨려 들어간다.
실내는 휘황찬란한 장식으로 호화스럽기만 하다.
봄을 맞는 고객을 맞기위해선지 밝은 색깔의 옷 들이
진열장에 가득하지만,
점포마다 손님은 없고 점원들이 행여나 하면서 가난한
내 지갑 속만을 들여다 보는 듯 싶었다.
한 점포를 지날때마다 내 뒷 꼭지에 눈총만 맞고 왔다.
커피자판기 앞에 멈추어 호주머니 속 동전을 만저 본다.
오백원자리를 넣고 설탕커피 한 잔을 든다.
동전 반환구에서 딸깍~ 두 번을 하며 어서 챙기란다.
나는 지하철을 타고 다시 골프 연습장으로 갔다.
동료 회원 몇 사람들이 나와서 공을 친다.
나도 함께 공을 치고 집에 왔다.
혼잡스런 결혼식장을 거처 조용하기만 하던 아울렛을
둘러 본 발자취를 돌아 본다.
면서 혼사댁에는 신링신부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주고
불경기의 사업장에는 벌때 같은 손님들이 몰려와서 돈
복이 가득하기를 빌어준다.
모두들 좋은 일이 일어나면 우리도 복이 되는 이치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2011년 2월 27일 일요일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