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아닌 밤중에 홍두께"
딸네 집에 와서 이틀밤이나 자고 잘 쉬고 있다.
그제 저녁에 큰 딸네랑 저녁을 먹으로 가던 길에
갑작이 큰 비를 만나 바지를 적시고 늦게야 딸네가
차를 내서 식당을 갔었다.
오늘은 안양으로 친구를 만나로 가는 길에 아파트를
나선다.
아파트 뒤 안길은 한가롭고 인적이 없는 데
호주머니에서 어쩌다 손 수건을 떨구어 줏다가
땅 바닥에 개미 때를 보았다.
많은 개미들이 무엇을 옮기는 그런 모습이었다.
나는 그젯밤 개미들이 물 폭탄을 맞아 큰 피해를 입고
이렇게 복구작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을 하였다.
햇볕이 뜨겁기만 한 개미들로서는 큰 대로에서 구술
땀을 흘리는 대 역군들임이 틀림 없었다.
장비도 없이 하얀 벌레 모양의 마른 것을 개미들이
메달려 힘겹게 운반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개미들에게 어떻게라도 무엇인가
돕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시간도 있어서 쭈구리고 어느 방향으로 그 중량급
물건을 운반하는 것인가를 유심히 관찰을 하여 본다.
인도 한 편에 시멘트 불럭과 불럭의 사이에 공간이
있었다.
이곳이 저들의 물류 창고쯤으로 여기고 그 운반물을
내 손가락으로 들어서 불럭 사이 공간 앞에 옮겨 주었다.
대충 1.5미터 간격인데 그 곳에 옮기고 바라 보았더니
이젠 그 부대원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고 있는 듯
싶었다.
이 순간 나의 귀에서는 따갑도록 요란한 매미들의 우는
소리를 의식 할 수가 있었다.
그 이전 부터 매미들은 푸른 나무 가지마다 안락의자를
펴두고 저 마다 높고 낮은 선율을 울리고 있었지만
개미를 도와주는 열정으로 잠시 의식하지 못한 것이다.
나의 엉뚱한 생각인 줄은 몰라도 매미들은 분명 개미들
수해 복구에 힘찬 응원가로 용기를 북돋아 준것이라
믿었다.
이런 헤찰을 하다가 안양행 버스시간이 좀은 늦었지만
약속시간엔 지장이 없었기에 참 좋은 일을 하였다는
기쁨과 개미들 역시 기적 같은 도움을 받았노라고 좋아
했을 것이란 상상을 담아 보았다.
그래도 내가 개미들을 도와 준답시고 그들 작업에 되려
방해가 된 것은 아닐런지,?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렇다.
인생길에 내가 누구를 도와 준다고 한 일들이 모두
옳은 일들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되려 모르는 척,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과 그런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인 경우도 있을 것이란 이치를
생각하여 보았다.
아침에 유치원을 가는 손녀가 귀여워서 정류장까지
배웅을 하여준다. 그러나 정류장에 온 손녀는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찾는게 아닌가,
나는 이제 아이가 자라서 혼자서도 차를 타는 정도로
앓았고 손녀가 너무 울기에 잠시 집에 달려가서 딸에게
연락을 하면 되는 줄 앓고 달려 갔다.
딸은 아이를 혼자 거리에 두고 왔느냐고 놀라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딸이 갓을 때까지 손녀는 그대까지
울고 서 있더라는 것,
괜히 내가 나설 일도 아닌 것을 혼자서 아이를 따라 간
일로 딸에게 걱정을 끼친 사례가 바로 이런 교훈을 심어
주었다.
언젠가 친구가 손자를 보던 중에 실수로 조금 다쳤는데
자식과 며느리가 달려와 아이를 어떻에 보았기에 이렇게
만들어 놓았느냐,? 따지고만 있더라는 하소연을 듣던
기억이 떠 오른다.
친구 이야기론 아이의 실수도 컸지만 결국엔 아이를
보아준 책임 때문에 무거운 참회를 하여야 했다,고
들었다
우리들 삶에 이런 단편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란 속담에
비유를 하면 틀린 것 일까,?
달리는 좌석버스 차장에 친구를 만나면
"노년기에 돌다리도 잘 두들겨 넘자"는 주인상의 여담이
어느 덧 환한 웃음 꽃을 얼굴에 피우고 있었다.
2011년 8월 24일 수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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