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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영혼이 살아 계시다면

대한을 하루 앞둔 날씨는 비가 좀 내리고 포근하기만 하다.

산행을 하며 겨울 옷이 두터워서 오르막길에 땀을 흘린다.

약사사에 베낭을 풀고 시원한 냉수를 한 컵 하고 나니 몸도

속도 시원하여 토방에 푹석 자리를 하고 쉰다.

일행중에 동호회원의 부음 소식을 전해주고 애도를 표한다.

아직 60줄인 후배로 췌장암을 앓다가 떠낫단다.

직장을 마치고 평소에 서로 연락이 없는 사람으로 사무처는

400여명의 회원에게 공지사항으로 애경사를 알려주고 있다.

장례식전에 가는사람도 있고 계좌에 조의금을 입금하기도

한다. 옛말에 정승이 현직에있을 때는 견상자리에도 조문

행열이 줄을 서지만 퇴임 후엔 정승의 상전에 조문객이 없다

말이 있다.

요즘 세상 역시 더 냉엄한 반응을 엿보면서 하산을 한다.

격주로 모이는 산악회원은 30여명이 활발하게 산행을 한다.

오늘 같은 날엔 친분끼리 4,5명씩그 조로 나뉘어 밀린 이야기

들을 많이 한다. 한 쪽은 시사성 토론 만큼이나 진지한 분위기

인가 하면 어느쪽은 노년기의 성생활 같은 구수한 웃음이 터지

기도 한다. 어제 뉴스에서 보도한 박카스 아줌마에 대한 화젯

거리가 거론되면서 노인들을 갈취하며 서럽게 하는 처사에 분

개를 하는 모습이 오늘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발길은 산길에 개울물을 들여다 보니 얼음이 보이기도 하고 맑게

흐르는 물은이나 앙상한 나무들이 우리들 노년이야 저승길로

어서 가라는 세월처럼 야속해 보이는 듯 싶기도 하였다.

이 나이가 되어 경사보다 주위에 오늘처럼 세상 떠나는 회원들이

많아서 그런 약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리라,...

오찬 자리에선 약주를 들면서 건강하고 보람된 삶을 위한 건배를

하기도 한다.

물론 건강이 소중하고 당연한 것이지만 또 다른 일들로도 가는

경우가 잇으니 누구나 미리미리 떠나는 준비를 하는 일도 중요한

것이란 의견도 나와서 좌중이 엄숙한 순간도 감지를 하는 날이 되

었다.

저녁을 먹고 쉬다가 운동을 나갔다. 강원지방엔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는데 이곳은 비가 온다.

집으로 돌아와 뉴스를 보니 3천만이 넘는 귀성객의 물결을 치고

잇어 괜히 내 마음에 걱정으로 몰려 온다. 자식 형재 같은 가족이

얼마나 고생이 될까,? 이번 설은 우리들 가족은 이 대열엔 없어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고 기쁨이 넘치길에

정으로 기원을 하고 잇다.

우리 딸들도 시가댁에서 즐거운 명절이 되도록 빌어 준다.

지금 우리집은 아내와 둘이서 설 맞이 준비를 마치고 내일 아들

손자들과 함께하는 기쁨을 맞고있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의 사진에 내가 5살때 함께 찍은 사진을 바라보며

임진년 설날에 꿈속에서라도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는 그런 바램도

소망하여 보는 밤이다.

눈이 없는 날이면 선산에도 가야지 영혼이 살아계시다면 먼 발치에서

라도 바라보시리라,고 묘역에서 우리들 사는 이야기라도 들으시도록

남기고 오는 날이 될 것이다.

 

2012년 1월 20일 금요일 흐리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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