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는데 아내는 옆에서 신분을 보다가 잠이들어 있다.
조용히 이불을 접고 방을 나선다. 창을 열고 보니 찬바람이 거세다.
거실의 온풍기를 켜고 빗자루를 들고 밖으로 나선다. 유리 대문이
반쯤열린 샽터문이 바람으로 유리문과 부닥치며 깨질 듯한 소리로
요란하였다. 유리문에 부닥친 흔적이 나 있는 것이 아닌가.
길에는 밤새 오가는 길손들이 버리는 담배갑이나 꽁초들도 없었다.
아마 바람에 날라가버린 모양이다.
이렇게 찬바람을 맞고 아내는 새벽 기도를 다녀 온것이다.
겨울이 되면 이런 찬바람을 맞아서 기침병이 심하여 내가 겨울엔
기도회를 쉬도록 권하고 잇지만 아내는 자신의 의지대로 강행을
하고 있다. 길 청소를 마치고 학교 운동장으로 가서 운동겸 산책을
하는데 날씨 탓인지 몇사람 뿐이다. 주위를 보다 생각을 하니 나도
추워지기에 돌아선다.
집에 오니 아내는 벌써 아침준비를 하고 있다.
큰 딸네 전화가 오고 아침을 들엇느냐,? 묻자 저희들은 출근이야
등교하는 아이들로 벌써 먹었다,고 한다. 나는 늘 자식들 전화가엔
시도 때도 없이 밥을 먹엇느냐,?는 습관성 질문이 입에 박힌 듯,
튀어나오곤 한다.
아마도 우리들 어린시절 배고픈 세상을 살면서 부모님께서 그랗게
하셧던 일들로 상속이라도 받은 것은 아닐까,? 하며 가금씩 혼자
웃기도 하곤 한다.
딸은 어제가 고등학생인 손녀딸 생일이었다고 하였다.
아내는 우리들 가족들의 좋은 날 기록을 하여 두고 생일이면 나에게
케익 값이라도 보내 주라곤 한다.
그런데 잘 하다가도 근래들어 아내가 이런 행사를 챙기는 일이 소홀
한것인가, 노화현상인지, ...상대쪽에서 전화가 오면 앗차, 하고 웃음
으로 축하를 하곤 한다. 그래서 작지만 우리가 귀여워 하는 만큼의
그런 뜻에 성의 표시를 하고 있다.
그래서 시내에 나가는 편에 은행에서 계좌이체를 하여 준다.
이번주 일요일엔 아들네랑 며느리 친정 부모님이 함께 팔라우로 가족
여행을 떠난다. 그 준비를 위하여 검색을 하다가 어느 여행자가 수중
디카를 휴대한 것을 보고 카메라 점에 가서 문의를 하고 온다.
1회용으로 나오는게 있다면서 현지에 가면 구할 수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MP3용 이어폰이 오래되어 새로 사고 온다.
어제는 도서관이 쉬는 날이라 들러 책을 보고 집으로 오는 길이 춥기
만하다.
저녁상에 이런 일들을 나누며 아내는 손녀딸에게 케익값을 보내주는
할아버지 노릇을 하느라 고생을 하였다고 웃음반 진실반 찬사를 준다.
작은 일로 할 수 있는 형편과 열정이 있어 보람이고 기쁨이 되는 것을,
얼마나 큰 복이며 삶에 고마움이 가득한 웃음꽃을 피웠다.
한 선배님의 글속엔 사람이 살다간 자리에 흔적이 남는다고 한 글중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아브라함 링컨 "그는 잡초를 뽑고 꽃을 심다 떠난 사람이다.
우리도 잡초를 뽑고 꽃을 심다 떠나는 인생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살아가면서 웃음 꽃을 심자는 다짐을 하여 본다.
2012년 2월 7일 화요일 흐리고 눈개비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