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964년에 결혼을 하여 이제 50년을 내다보고 있다.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봄이면 씨를 뿌리고 여름내내
땀흘려 가꾸어 가을이면 거두는 일로 한 해가 여물어 가는 것,
우리들도 아내의 일이란 아이를 두어 기르고 집안 살림에
남편을 돌보는 그런 일들로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살아 왔으리.
어려운 우리들 형편은 결혼이라야 캬비넷 하나에 사과 상자가
부엌에 찬장이 되었으니 이웃이나 친척들의 좋은 가구들이며
철마다 바뀌는 그 좋은 옷감이야 침구등,..
여자가 꿈구는 신혼의 방엔 초라한 빠꿈살이에 불과 하던 恨
덩어리만 쌓던 당신,
그래서 맞벌이에 조금씩 여유가 나면 가구며 이불들을 마련키
위한 여자들 계라는 몫돈 마련으로 하나씩 마련하던 기억들이
떠 오른다.
이 무더운 더위에 그 시절 마련한 아이들 의자며 화분대들이
때묻은 목제로서 이 것들을 잘 닦아내고 니스칠을 하고 있다.
나무엔 옛날부터 니스칠을 잘 해두면 수명도 길어지고 윤기가
나서 새 가구로 변신을 하게 된다.
건물의 3층에 살고 있으니 난간의 손잡이 역시 목제라 여기도
이 니스칠을 하여 집단장까지 하는 셈이다.
창에는 도로에 차량이며 공사장에서 날아 오는 먼지들로 더러
워진 것을 비가 오는 날 오가는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다니기에
그런날 아내는 물걸레로 딱아내며 물을 뿌려서 유리창을 청소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발휘를 한다. 오가는 보행자들이야
위에서 물이 좀 더 떨어지는 것에 그만큼 신경을 쓰이질 않아
안심이 되는 것이다. 즉 농촌일에 비하면 우린 사시사철 이런
집일로 도시 생활의 특색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 뿐이랴,...
옥상에 장독대가 있어 장과 고추장등 절기마다 항아리에 채워
가족들의 건강을 챙겨주기도 한다.
나 역시 왠만한 건물관리는 손수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게 작은 일을 하나씩 하고 나면 두 백수들이 큰 돈 벌이나
한 것이상으로 성취감에 기쁨을 누리기도 한다.
엊그제 여름용 돋자리 하나를 마련하는 백화점에서 요즘 편백
나무로 만든 것이 고급품으로 가격도 높았지만 우린 실용적인
대나무자리를 구입하였다. 형편대로 오래 쓰는 물건을 선호하는
편이다.
거실에 쓰는 선풍기는 골드스타란 상표로 지금은 엘지 전신의
기업에서 생산을 한 선풍기다. 매년 여름 잘 쓰고 가을이면 닦
아 포장을 해 둔다. 선풍기 하나가 우리집의 30년 역사를 이어
오고 있다. 아직도 이 선풍기는 요즘 신제품에 비교가 않될 만
큼 튼튼하게 쓰여지고 있다.
그러니 에어컨이 돌아갈 기회가 없는데 그래도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니 잠들기 전에 잠시 가동을 하고있다.
우리는 저녁상을 물리고 니스칠을 한 의자에 앉아 30년을 넘게
살아 온 선풍기를 켜고 한바탕 기쁨의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등골은 덥고 땀이 나고 있지만 우리들 마음속으로 보는 니스칠
빛깔이며 선풍기의 바람은 황혼의 복된 산들바람으로 불어 오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
우리들 힘으로 가꾸고 닦는 정성이야말로 우리를 비롯 오가는
모두에게 보기 좋고 깨끗하고 아뜰함이 가득하게 하여야 하는 일,
이 책임을 우리가 맡고 꾸려야 한다고 믿는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것은 할 일이 없는 것이다.란 명언을 새겨 본다.
지금도 자식들에게서 전화가 오면 시도 때도 아닌 밥은 먹었냐,?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인삿말을 띄운다. 우리 어릴적 어른들의
인사가 누구에게나 밥은 먹엇느냐,?는 그 기억이고 그런 환경
에서 자란 탓이라 여겨진다.
우리 자식들로 부터 전화가 오고 엄마가 받으면 아빠는 무엇을
하시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말을 생각하며 더 없이
고맙게 받아드린다. 정년을 하고 나이들어 그냥 빈둥빈둥 놀고만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를 늘 하고 있으니 잘 한다는 응원쯤
으로 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 아빠 엄마처럼 작은 일이지만 열심히 노력을 하고 살아라,
그리고 저희들도 그렇게 하겠다는 자녀들의 응답이요 소통으로
믿고 싶어서 이다.
자식들 가정을 이루고 손자들 키우며 저희들 인생 열심히 살고
있으니 복이고 자식들 앞에서 부모의 어려운 일 보이지 않는 삶,
아직은 우리 힘으로 그렇게 열심히 사는 것이 우리들 바램이고
실천이리라, ...
이렇게 우리들 두 내외가 평안으로 자유로운 것,...을
지금 더 무엇 더 바라 겠는가,
이런 모습들이 자식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교훈이 된다면 우린
아름답고 행복한 나라에 사는 것이려니,...
우리집에 대한 무한한 감사와 집이 있어 행복하다는 고마움을
만끾하는 복을 누리고 있다.
2012년 7월 30일 월요일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