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서 밥을 먹어야 하고 볼 일도 마쳐야 한다.
창에 불빛이 밝아 깨어 시계를 보니 아직은 2시다.
나는 다시 잠을 더 청한다. 누워서 손발을 흔드는 운동을
하다 그만 단잠을 자고 5시에 깨었다.
아내는 늘 4시반이면 새벽기도를 간다. 준비된 밥을 챙겨서
먹고 준비를 마치자 아내가 와서 따뜻하게 차리려 했는 데
나에게 미안 하다는 말을 한다.
내가 "괞찬아 잘 먹었다' 며 언제나처럼 뽀~ 인사를 나누고
후배 기 사장을 만난다.
다른 두 분은 각 기 출발 비행장에서 만난다.
비행장을 들어서니 잔디가 싱싱하여 마음도 한결 푸르기만
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하늘엔 검은 비구름이 짓궂게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1주일전 부킹을 하면 수시로 인터넷 기상정보 점검을 하기도
한다. 오늘 12시 전후 비가 온 다는 것,
우리는 구름이 햇볕보다는 좋겠다며 웃음소리를 하면서 즐거
운 라운딩을 하고 있었다.
전반 9홀은 바람도 선선하고 잔디를 밟는 기분이 나를 듯,
뛰면서 운동을 즐겼다. 후반 9홀을 막 시작하는 순간 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있다. 그늘막에서 쉬고 있지만 멎을 기미가
없다. 시간은 10가 지난다. 12시 전후에 온 다던 비는 무엇
이 바빠서 미리 오고 있당가~.각자 우산을 챙겨들고 용감한
무사들 모양 수중 경기로 돌입을 하였다.
잔디에 쌓이는 물은 차고 신발도 젖어 발이 척척하다.
손에 가죽 장갑이 젖어 골프채가 둔하여 공은 엉망이다.
그늘막 매점에서 잠시 파전에 막걸리 한잔씩을 나누며 서로
위로를 하여 준다. 그리고 이런 수중 경기도 멋진 운동정신
이라며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자고 하였다.
경기를 마치고 보니 다른 팀들은 도중에 모두 가버리고 우리
들과 다른 한팀이 끝까지 버틴 결과로 구내식당에서 만나
정겨운 오찬을 들었다.
무엇보다 오늘 함께한 후배들은 골프에 달인들이다. 아직은
60대들로 이렇게 나를 위하여 잊지 않고 가금씩 초대를 하여
자리를 하여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다른 골프장은 골프카가 있어 운동중 이동시 탑승을 하지만
여기는 카트에 골프채만 싣고 사람은 걸어서 이동을 한다.
총거리 5키로미터는 족히 넘을 터인데 물속을 헤맨 하루가
바위를 짊어진 피로감으로 몸이 무겁다. 그래도 마음은 기뻐
일찍 쉬고 내일 아침이면 거뜬 할 것이라 믿는다.
수요일이라 아내는 교회를 가고 혼자서 아코디언으로 애창곡
고향의 봄을 비롯하여 나의 피로를 달래는 곡들을 하여 본다.
혼자서 이렇게 하면서 신나게 잘 하다가 카메라를 들여대면
그만 쑥스럽고 얼어서 좀체 동영상을 피하고 있다. 오늘은
용기를 내어 해보지만 맨 끝 곡 한 군데 살짝 넘기는 부끄럼
다시 연습도 하고 더 잘해 보려고 노력을 해 본다.
자랑은 금물, 오직 나의 취미중 하나일 뿐,...
오늘 나의 피로를 씻는 소리 보약이 되어 준다.
2012년 8월 22일 수요일 비 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