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줄을 넘기며 집에서
점심 챙겨 먹는 날이 늘어난디.
정년을 하고 얼마 동안은 친구
들과 어울려 외식이나 놀러
어디 든 먹거리를 찾기에 분주
하기만 하였다.
더구나 집에서 밥 먹는 것이
내 알량한 자존심을 상한다거
나 아니면 못난이란 평가가
두렵기도 하였던 나였다.
그래서 억지외식을 강행하였
다고 돌아 본다.
그러면 아내는 이런 나를 위해
좋은 음식을 차려 냉장고에 두
기도 하는 것이였다.
물론 아내는 교회 봉사나 다른
일들로 매끼마다 차려 줄 형편
이 않된 점을 이해한다.
내가 퇴직한 것도 10년이 넘는
지금,
나의 주변환경도 많이 달라저
있다.
친구중에 홀로 된 사람, 중병을
앓고 난 사람,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는 사람,...
또한 나는 외식이란 불량식품의
두려움도 크다고 본다.
그것은 아내가 준비하는 우리
집 식단의 열정 때문이다.
봄철부터 초겨울까지 월동 준비
로 하는 김장 준비만 하여도
멸치젖갈등을 손수 시장을 보아
집에서 숙성을 시킨다.
깨만 하여도 농사를 짖는 집에
미리 부탁하여 가을 추수기에
직접 받아 온다.
그 뿐이랴 옥사의 장항아리엔
매년 메주로 담아 잘 숙성한
된장 장이 가득하다.
아들 딸 집에 나누면서 가득
한 사랑이 담겨 있다.
오늘도 나는 운동을 다녀 와서
오찬을 챙겨 먹는다.
얼마전 옥상에 열무씨앗을 심어
여린 채소를 속아 나물을 만들
어 둔다.
찬 그릇들이 단정하게 정리되어
맛있게 든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
었다. 김춘수 시인의 시구를 떠
올려 본다.
나도 아내에 대한 이런 고마움
을 느끼며 실감을 한다.
나도 아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늘 가슴에 새기며 살자.
요즘 우리 나이에 남자 여자의
일을 구분없이 사람들을 많이
본다.
나이 들면 남녀의 일에 구분이
없는 것이란 뜻이다.
어느쪽이 불편해 일을 못하면
한쪽이 한다.
더구나 혼자된 사람이야 말할
것도 없다.
설거지도 협력이고 사랑나눔이
아니겠는가.
내가 지금 이만큼 건강하고
활동에 만족을 하는 모든 덕이
아내의 이 건강 식의 감사요,
은혜라 믿는다.
지난날 자만을 속죄하는 심정
으로 가정을 돌봄에 부족함이
없어야 할 것이라 다짐을 한다.
2013년 10월 29일 화요일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