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산행을 하고 오후엔
공원복지관 악기 수업을 하였다.
월요일은 우리 골프회 모임날로
내친김에 연습장까지 다녀 온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어둠이
깔리는 저녁길,
집에 오니 아내는 교회를 가고
메모지 한장이 기다린다.
"서방님
오늘 교회 행사에 갑니다.
저녁 따뜻하게 드세요, 각시가,"
밥솥에 공기밥이 기다린다.
곰국을 따뜻하게 끓여서 저녁을
먹는다.
김치가 곰국의 맛을 돋아 주어
밥 공기 코키리 밥인 듯, 맛
있게 홀랑 비운다.
산행, 연습장장 복지관 수업을
위하여 달린 그 발길이 이 시간
엔 피로를 몰고 온다.
온수로 몸을 싯고 방에서 컴퓨
터를 맞는다.
복지관 가던 길에 포장물 가계
앞을 지난다.
거기서 우리들 어린 날 밀가루,
옥수수를 담던 푸대를 보았다.
그 시절에는 푸대보다 가마니를
더 많이 사용하였다.
벼농사 끝나면 농한기 집풀을
아용 어른들이 가마니를 짠다.
그러나 언제부터 그 가마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곡식을 가마니에 담거고 쓰고
난 가마니 돋자리처럼 여느
잔치집 손님 자리로 활용도
하고, 시골집 울타리 칙간의
문으로 쓰여지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오늘 내가 본 푸대는
원조 구호물자 담는데 사용한
것이다.
우리나라 양곡이 부족하여
외국의 원조물이 담긴 포장용
들이다.
우연하게 이 포장물을 보면서
어린날을 돌아 본다.
하지만 그런 푸대가 지금은
곡식이 아닌 건축공사장 페기
물이거나 연탄제등 허술한
용도로 쓰여진다.
세상이 변하는 과정의 역사를
말해
주는 푸대,
글로 써보면 좋겠다고 폰에
담았다.
돌아 보니 산에서 하늘 올려
보며 맑은 날 공기가 맑아
고맙다.
중국에서 몰려 온다는 미세
먼지도 없는 무등산,
나는 푸른 소나무들의
산소를 비롯 아직 단풍이
무르 익고있는 자연의 풍만
에 만취하여 돌아 온다.
이 얼마나 삶에 기쁨이고
고마움인 가,...
2013년 12월 6일 금요일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