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름을 타는 편이다.
의자에 앉으면 아랫도리에
피부병이 돋아나고
모기란 놈이 괴롭히는 일'
그리고 내가 많이 걷는 편인 데
띠앗 볕이 고통이라
이젠 이 여름을 날려 버리고 싶다.
어제 태풍 12호가 지나가고
이번 주 내내
장맛비가 내린다는 기상예보다.
전에 살던 상가 건물보다
시원한 편이라
여름 에어컨을 안 켜고 살았다.
또 가을장마를 거치면
선선할 터
거실엔 대자리와 목침
그리고 부채들과 전기 모기체가
여름 모기들과의 전쟁을
잘 치르는 데 고마움......!
무엇보다 아내의 에어컨
체질이 아니어서
에어컨은 냉방병에 시달린다.
그래서 이런 재래식
모기퇴치로 여름 견디고 살며
큰 불편 없이
지낸 것 그저 고마울 뿐이다.
자식들
전기요금 걱정 버리고
에어 켠 켜라, 고 아우성이지만
우린 잘 참고 견뎠다.
대신 겨울철 따뜻하게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오늘은 여름을 이기 낸
선풍기를 비롯 여름에 수고로운
이 무기들에게 큰 공로상을 주노라
그리고
이 모두는 잘 보관하여
또
내년 여름에 다시 모셔야 하리라.....
2021년 8월 24일 화요일 비 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