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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드릴이 뼈를 뚫다.

엊그제 치과에서 전화가 왔다.

4개월 전에 잇빨을 뺐는 데, 오늘 와서 심자고 한다.

칫과에 가면 또 얼마나 아픈 주사에 살을 배고 뼈에는

드릴이 구멍을 뚫어 대는 고통을 당하여야 한다.

그래서 엿을 까, 어젯 밤엔 무서운 꿈을 구기도 하였다.

풍물을 가서 30분만 하고 중퇴를 하고 치과엘 갔다.

의사 선생님은 인정도 사정도 없는 사람이 듯,

6~7방의 주사기를 쑤셔 댄다.

처음것이 아프고 몇 번 들아가면 멍멍하여 정신이

없다.

잠시 입을 행구고 엑스래이를 찍고 다시으지에 앉아

눈을 가린다.

나는 초 긴장을 하며 의사의 손에 운명을 거는 그런 심정

이었으리라.

사각사각 살을 찢고 벌려대며 뼈에는 드릴을 대고  짖누르며

힘 껏 구멍을 뚫고 있다.

나는 언뜻 얼마전 우리집 4층의 천정을 만들면서 드릴로

벽을 뚫어 대던 생각이 떠 올랐다.

그 벽은 얼마나 아팠을까,...?

마취 주사도 주질 않고 마구 뚫어 댔던 것을,...

이런 잡념을 하는 동안 아픔도 참아가며 나의 인프란트

기초가 완성된 모양이다.

얼굴에 씌워진 타올을 벗기며 간호원이 물컵을 주며

입을 행구란다.

싯뻘건 핏덩이가 쏟아지고 순간 한숨이 휴~하며 나온다.

다시 엑스래이를 찍고 나니 의사선생님은 잘 되었다며

18일에 와서 실밥을 빼자고 한다.

어려서부터 잇발이 나빠서 아버지와 치과를 자주 간 기억,

하지만 내 스스로 관릴 잘 한 탓인지 그런데로 아직

쓸만한 편이다.

앞으론 이런 일이 자주 있을 것이란 두려움도 들지만

점차 익숙하게 되길 바래는 마음이다.

입에 물린 솜을 저녁 7시가 넘어 빼고 아내가 준비한 죽을

먹었다.

아직도 입안은 멍멍하여 약을 먹고 그래도 학교로 산책을

나갓다.

가을 바람이 시원하여 아픈 잇몸도 즐겁다며 쉬고잇다.

 

2010년 9월 8일 수요일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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