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나에게 맑고 시원한 마음을 주고있다.
여름철 그 무더위에 시달리며 기운마저 다 빠진 듯, 지친 나에게
곪아서 뭉게어진 살가에 새 살이 돋아나는 만큼이나 놀라운 힘을
퍼 담아주어 참 고맙기만 하다
더 기쁨인 것은 자연이 오곡백과를 풍성하게 익혀서 우리가 만껏
누리게 되어 감사하는 마음이다.
나 역시 이 한해에 가꾸어 온 것들이 값진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하여 본다.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정신적인 어느 한 점이라도 맺혀진 결과를
보고도 싶다.,
오늘도 한 후배가 직장에 심어둔 과실수에 산수유가 잘 익어 따다
가 차로 이용을 하라고 하여 감사하는 선물로 갖어와 잘 씻어 말리
면서 디카로 사진을 남겨 본다.
봄부터 꽃을 피워 한 여름 더위와 모진 비바람을 이기고 곱게 익은
산수유가 부럽기도 하여 손으로 쓰담아 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저녁에는 이웃에 친지분이 익어 붉은 씨알이 퉁겨 나올 듯,
입에서 신물이 감도는 그런 석류를 가저왔다.
철따라 이 댁에서는 자기집 앞 작은 밭에서 나는 상추며 콩이나 호박
같은 소중한 먹거리도 주시곤 한다.
우리 교회의 한 구역 식구인 데, 아내와는 형님 동생으로 다정한 한
가족이나 다름아니다.
그래서 나는 세상을 살면서 이토록 보람찬 일도 있어 살맛나는 기분
을 만끽하여 본다.
이 가을이란 계절은 우리들 마음도 더 풍요롭게 익고 베푸는 심성
으로 충만하여 또한 고맙기만하다.
우리도 고마우신 분들을 위하여 더 좋은 일을 하여야 한다는 다짐을
하여 보는 정감이다.
오늘도 풍물 공부를 하고 내가 월요일 결석를 하였고 공주애 큰 대회
를 참가하시고 오신 선생님과 잠시 차도 나누었다.
귀가길엔 디카의 컴에 연결 코드가 없어 대리점에 들러 알아보고
본사에 주문 절차를 마치고 왔다.
우리는 둘 이서만 살기에 쌀을 한 포 사면 오래 먹는다.
아침에 오늘 시간이 나면 햅쌀을 사다 먹자하여 마트에 가서 20키로
한 포를 사온다.
교회를 가야 하는 아내는 늦게서야 헐래벌떡 달려와 밥을 채려주고
집을 나선다. 혈압이 올라 병원에 가서 진료를 하고 그 결과 약을
먹어야 한다며 처방을 받고 이런 저런 일로 하루를 불나게 쫒겨 다
녔노라며 교회로 달려가는 해 맑은 웃음 한아름이 내 가슴을 따뜻하
게 닳궈준다.
2010년 10월 13일 수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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