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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전주 모임을 마치고

아침은 삼백집에서 욕쟁이 할머니시절을 생각하며 콩 나물 국밥에

모주를 한 잔씩 들었다. 지금은 그 아들네가 영업을 하는 듯 싶다.

그 동안 돈을 벌어서 옛날 보다 식당이 크고 깨끗하여 몰라보게

달라저 있다. 

식사를 마치고 회원들은 다음 2월에 만나자며 각자 갈길로 작별을

하였다.

나는 송관용님내외와 평화동으로 송근섭님을 찾아 가는 데 종수님

차를 타고 간다. 아파트에 들러가야 하지만 전화상으로 나오도록

하고 우리는 밖에서 만났다.

전에 같으면 당연히 집으로 가 곤 했지만 형편이 달라진 지금,

서로간에 부담이 될 까보아 이렇게 하는 것이 나는 가슴이 아팠다.

부인은 요양병원에 가있고 아들마저 며느리와 결별을 하고 함께

살고 있다니,..안타깝기만 한 처지가 되어있다,

근섭님은 그래도 밝은 얼굴로 맞아주어서 조금은 안심을 하였다.

무엇이라 위로를 하여야 할까만 그 동안 이런 의지력으로 채념이랄

까, 이를 물고 삶에 노력을 하고 있다는 친구가 고맙기만 하다.

요실에 관한 수술 까지 하여 아직도 불편하고 12월 중순에야 그

결과를 알 수가 잇다고 한다.

사람이 살다가 말년에 이런 비극이 또 어디에 잇을 까,?

우리는 전에 모임대면 가던 운암땜 인근의 휴양지를 돌며 추억

이야기를 많이 하여 보았다.

우리들 앞 날을 생각케하는 그런 의미도 있고 송근섭님의 위로가

되도록 하는 배려를 위하여서다.

오찬을 하면서 우리가 61년도 부터 모인 내력이며 그 동안 모일

때마다 기록을 한 노트를 되돌아보면서 일단은 신우회 이 조직을

해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렇게 우리들 환경이 변해 버린 것이다. 나는 근섭님의 부인이

지금 사경에 처해 있는 것을 생각하며 마음이 아팠다.

다만 친구지간의 의리는 해체가 아니고 재건을 시도 하는 것이라

는 단서를 붙여 두었다.

모두 각 자의 위치로 돌아가는 나 만의 심정은 너무도 괴로웠다.

나는 지난날 이런 고마운 친구가 있어 내 인생에 큰 은혜가 된 것,

앞으로도 두고두고 잊어서는 않된다는 각오를 하였다.

집에 오니 아내가 나를 반갑게 맞아 준다. 피로가 싸악 가신다.

어제 오늘 이야기로 아내와 웃고 울고 밤이 깊어간다.

 

2010년 11월 19일 금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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