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다.
뉴스를 보니 유럽쪽엔 폭설이 쏟아저 항공편이 막히고
육로가 엉망이 되는 것을 화면으로 볼 수가 있다.
그들도 연말을 맞아 고향길도 가야하고 생활에 큰 지장을
당하는 것이 안타깝기만하다.
공항에는 서서 12시간을 보내는 고통이거나 아예 자리를
잡고 잠을 자는 모습도 보인다.
언듯,
집을 나가면 고생이란 우리들 속담이 떠 올랐다.
나는 따뜻한 방에서 점심을 차려먹고 연습장으로 나간다.
운동을 나온 사람들이 많아 자리가 없다.30분이나 기다려
운동을 마친다.
차를 몰고 장인 장모님 묘소를 찾았다.
지난 4일에 삼대독자 처남이 홀로 살며 두 아들을 돌보아
큰 아들 장가를 보내게 되었다.
장모님이 며느리도 암으로 저세상에 보낸 아픔이 얼마나
컸을 까,
외로워 술로 살아가는 이 아들을 못 잊어 눈을 감을 수
없는 비위 같은 심정으로 떠나신 것을 나는 안다.
추석에 벌초를 가며 숲으로 길이 막혀 어렵게 가던 것을,
지금은 잡초가 말라서 가는 길이 수월하엿다.
봉분앞에 묵념을 하며 당신의 아들이 술도 끊고 두 손자들
돌보며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다.
그리고 우리들 건강하게 평안하고 외 손자들이 여섯명에
그 중 큰 손자 슬범이가 연세대학에 합격을 하여 참 기쁨
이라는 감사를 드린다.
이번에 장가를 간 손자 성기는 내년 설날을 전후하여 꼭
할아버지 할머님을 찾아 뵈오려 온다고 했는 약속도 남겨
드린다.
인적이 없는 적막한 산에는 바람으로 풀잎이 날리고 나무
가지에 오가는 새들이 나를 반기며 불러주는 노래인 듯,
정겹게 울려 온다.
합장으로 모신 묘역의 잔디들이 얼었다 녹아 뜨고 일어나
내가 발로 밟아주기도 하고 마른 잔듸 주면에 아직 파란
쑥이 자라고 있어 뽑아주기도 한다.
집에 오니 조용하고 어둡기만 하다.
아내는 아직도 크리스마스를 위한 교회의 성가대에서
칸타타 연습을 하느라 늦는 모양이다.
통닭집에 전화로 치킨을 시키고 있으니 아내가 온다.
우리는 저녁겸 맛있게 먹으며 다음주에 있을 아내의 권사
은퇴식 이야기를 한다.
처녀적부터 교회에서 직장을 보내고 교직에 성가대 반주
등으로 백발이 선 사랑하는 우리 아내,
이제 정든 교회생활에서도 .뒷 자리로 물러서야 하다니,..
나는 울컥 가슴이 막히는 멍한 순간을 당하는 것 이었다.
아내에겐 내색을 아꼈다.
손을 잡아주며 그래요, 이젠 편하게 쉬면서 살아 갑시다.
나는 이렇게 아내를 위하여 더 할 말이 없다.
교회생활은 고생이 되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편하게
살아가는 복을 주셧답니다.
2010년 12월 19일 일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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