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아침부터 안절 부절이다.
간밤부터 내린 눈이 아침엔 더 쌓여있어 서울에서
딸들이 못 네려 올까,?
그런 심정으로 불안한 모습이다.
9시부터 전화를 하여도 통화가 되질 않는다.
나는 아마 터미널로 가고 있어 그런 모양이라며
먼저 아내를 교회로 보낸다.
평생 교회생활을 하였고 권사 16년을 마감하는
그 마음을 나는 이해하고도 남는다.
나이가 들자니 공동체 그 조직에서 밀려난다는
아쉬움 밤잠도 없고 지난날이 그리우며 앞 일도
막막 하리라는 생각,
그래서 나는 낙원이야기도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동화같은 이야기를 해 주기도 한다.
아내는 금새 어린아이처럼 잘 풀리는 듯 그런
심정,
눈길에 차를 몰고 오는 것인가,? 위험하여 극구
말리며 대중 수단을 이용하라고 입이 닳도록
말을 하였으나 행여나 하여 계속 전화를 하고
있었다.
1시 내가 교회에 오전 예배를 다녀와서 딸들로 부터
전화가 온다. 광주 고속 터미널에 도착하여 백화점
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온다는 소식이다.
그래 잘 햇다.
4시에 시작하는 오후 예배에 은퇴식이 거행 된다.
집에서 쉬다가 교회로 간다.
나는 긴장이 되고 있었다. 아침에 내 글을 연습으로
들려주는 데 아내가 울고만 있다.
나도 은퇴식장에서 함께 울어버리면 축하가 아닌
웃음꺼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여 좀 불안하였다.
하지만 순서를 맞아 태연한 척 피아노 멜로디에 잘
어우러지는 낭송을 거든히 해내고 말았다.
끝나고 여러 교우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참 고맙고
딸들도 아빠의 성심을 이해하여주는 듯 싶어 기쁘기
만 하였다.
아내를 위한 좋은 일을 하여 어깨가 으쓱하는 보람,
그런 기분이었다.
은퇴식을 마치고 원로 목사님께 우리 가족 인사를
드리니 어린시절 기억을 자상하게 말씀하여주셔서
무척 놀라기도 하였다.그만큼 우리를 돌보아주신
감사한 분이라 생각을 한다.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고 케익도 자르며 가족 잔치를
멋있게 갖었다.
아내의 만족하는 표정에 나도 참 평안하기만 하였다.
저녁을 먹고 터미날로 간 두 딸들은 8시 30분 차로
떠나고 아들네랑 우리집에 와 어머니가 만든 곰국을
싸서 보내 준다.
우리는 밤이 늦도록 딸들 잘 가는 가,?
아니면 오늘의 행사 이야기로 많은 웃음을 남기기도
하는 좋은 날이되었다.
2919년 12월 26일 일요일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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