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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세상은 넓고 할 일도 많다.

 

토요일이다.

마음이 편안하여 오전은 집에서 악기연습에 책을 본다.

오후는 배낭에 음료수와 과자, 책을 담고 산행을 떠난다.

먼저 골프연습장에서 한 시간은 공을 치고 나온 다.

매년 봄이면 산림조합에선 나무시장이 서고 묘목을 판다.

올 봄에도 나무를 팔고 있어 어느 새 사람들이 몰려 온다.

일본의 대 재앙을 맞고 있는 요즘,

우리도 재앙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설도 있다. 하지만

오늘처럼 저렇게 나무를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세상의 종말이 와도 한구루 사과나무를 심고 싶다.는 말을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발길을 세워 본다.

잠시 나무시장에 온 사람들이 평화롭고 아름다워 참 부럽다.

베낭에 디카를 꺼내 한 컷을 담는다.

나는 소태역 종점으로 갔다.

산행하기엔 날씨가 포근하여 걷기도 좋았다.

가는 곳은 무등산계곡을 따라 가면 무슨 산제당이 나오고

거기를 지나면 작은 저수지가 나온다.

전에도 가본 저수지다. 언젠가는 여기서 낙시하는 사람들을

만나 옆에서 구경도 한 적이 있었다.

그냥 걷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가고만 있엇다.

길가엔 시내에서 외진 곳이라 가구공장이나 고물상 자동차

정비공장들이 어수선하여 주변 환경이 더럽기만 하다.

조금 오르면 절들이 있고 넓은 밭들이 있다.

드물게 등산객도 지나친다.

어느 과수원에 매화나무들이 꽃을 피우는 봄을 만나 반가워

가까이 가서 인사를 나눈다.

아직은 봉우리로 메달리고 한 송이가 방긋 피어있다.

얼마나 가다가 전의이씨 세장산이란 비문을 본다. 여기서

나 처럼 혼자 나선 등산객이 쉬고 있다.

그 위에 기와집은 무엇을 하는 곳이냐고 내가 물었다.

모른단다.

나는 그 제각같은 집을 둘러 본다.

아무런 글도 없고 깨끗하기만 하다. 오르는 게단에

수도중 출입금지란 표지글이 있다.

마당 한 켠에 베낭을 풀고 음료수와 과자를 들면서 책을

본다. 조용하여 책 읽기가 좋았다.

列國志 1권이다. 금호도서관에서 이 책을 구하려고 몇 번을

갔으나

매번 헛탕을 치다가 어제 겨우 빌렸다.

재직중에 상하권으로 된 것을 읽기는 했지만 글자가 작고

한문의 어려움으로 대충 본기억이다.

옛날에 국무총리를 지낸 김종필씨가 어느 보도를 통하여

열국지를 보면 세상이 보인다는 권유를 보았다.

그래서 오랜 만에 역사 소설을 보고 있다.

책속에 요순시대가 가고 우임금시대가 나온다.

하루는 우 임금이 마을에 행차중 사람들이 모여 가보니

한 남자가 울고 었다.

연유를 묻자.집안이 가난하여 곡식을 훔쳤기에 용서를

빌고 있었다.

이때 임금은 큰 소리로 통곡을 하더란 것, 신하들이

임금님께서 어찌 우시느냐 묻자,

요,순 임금시절엔 모든 백성이 풍족하여 사리사욕이나

굶주리는 백성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선정을 베풀지 못한 부덕함을 탓하는

것 이었다.

이에 신하들이 감동하여 함께 울었다는 대목을 보앗다.

이 얼마나 훌륭한 임금이신가.

과연 民貴君輕이란 말이 떠올랐다.

나는 이렇게 100페이지 정도를 익다보니 선정을 펴던

임금들이 죽고 후대들이 폭정과 여인관계로 복잡한 권모

술수등,...

세월은 내가 읽은 책장속엔 벌써 500년을 훌쩍 넘고 있었다.

눈도 피로하여 그만 베낭을 챙기고 일어선다.

세상은 낣고 할 일도 많다.

어느 기업인의 자서전 책 제목이다.

내가 백수지만 나름데로 바쁘게 살아가는 삶으로,...

오늘도삶에 만족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노라,..

세상은 넓고 할 일도 많다.

이런 책 이름을 빌려다 쓰고 있다. 

대하소설,

기한내 반납을 위하여 열심히 읽자는 생각이다.

 

산림조합에서 나무를 사는 사람들,...

 

 어느 과수원 매화나무에 메달린 꽃 봉우리 앞에서,...

  2011년 3월 19일 토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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