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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꾸준히 하자.

오늘도 두 시간을 문예강좌로 채우고 온다.

교수님께서는 詩 에 대한 이론과 예시를 들어 진지한 강의를 하여

주신다.

열심히 노트를 하며 이해가 가는 듯 싶어도 집에 돌아오면 노트는

책상위에 팽겨처 지고 만다.

교수님은 자신의 이 돈으로 어데다 무슨 투자를 해서 굴려 증식에

재미나 보려는 생각으로는 시 보다  경제학자가 되는 공부를 해 야

한 다고 꾸짖는 다. 

나를 두고 하시는 말씀 같아 나는 금새 얼굴을 붉힌다.

몇 일전 이외수 작가를 찾아간 어느 고등학생에게 학생이 지금 제일

잘 할 수 있는 과목이 무엇인가 그것에 몰두하여 1등을 할 수 있다면

그 방향을 선택하라는 충언에 글을 보았다.

이 나이에 내가 배우는 것들이 많다. 그렇다고 어느 하나만 골라잡아

하기엔 선뜻 이거다 할 수 가 없다.

그런 점에서 무엇을 골라 1등을 하려는 것 보다는 조금씩 나누면서

끓고 가고 싶다. 

그래서 이런 메일 을 음미하여 본다.

누구나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일을 하닥 실패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갈지자로 좌중우돌해서는 안 된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일관성 있게 밀어붙이는 힘이 중요하다. 무슨 일을 하든지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없이 돨 때까지 끝까지 해라. 세상에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 중에서-
이 글은 무엇이나 꾸준함히 하라는 충고라고 본다.

나는 문예시간이 닥치면 고민을 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그래선 않되는

것이다. 꾸준하게 배워 보자는 생각으로 가닥을 잡는다.

5월에는 되었다 하는 한 과목씩 정비를 하여 조정을 하자는 게획을

세워 본다.

 

자주가는 카페에서 아주 감동이 가는 조시 한 편을 배워 온다.

 

(시아버님의 영생 극락을 빌며)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불..불.

할 말을 잃어버리고
핑계조차 찾지 못하는 죄인으로
시아버님의 초췌한 얼굴을 바라봅니다.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소월의 초혼이란 시 구절을 빌려다
내 마음을 실어봅니다.

무슨 말을 하오리까?
무슨 말로 이 불효를 빌어보겠습니까?
알고도 죄를 짓고
모르고도 죄를 짓고
수많은 죄의 유혹속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남의 가슴에 상처를 내고 하루에도 몇 번씩
부모의 가슴을 후벼대던 죄인이었습니다.

보고싶었어. 하시던 그 말씀이
허공에서 산산히 흩어지고
아버님은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너 가셨습니다.

생이 무엇이고 죽음이 무엇인지
그조차도 알지 못하고 허둥지둥하며
내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내 자식만 사랑스럽다고 보듬어 안고
부모는 배가 고프신지 보고 싶은지 조차도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내 앞의 삶에만 매달려
살았습니다.

하이얀 교복 카라를 젖히고
여름방학에 달려가면 가장 예쁜 참외를
바구니 그득 따서 깍아주시던 시아버님이셨습니다.
8남매의 맏며느리라는 힘든 자리였기에
친정어머님은 결혼식 하는 날까지도 보내기
두려워하던 맏며느리자리였습니다.

허수아비처럼 지켜온 가장 높은 외로운 자리에
나를 늘 지켜준 것은 아버님의 사랑이었습니다.
가끔은 맏며느리에게만 쏠리는 사랑으로
동서들에게 미안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행복하였습니다.

그러나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옛말처럼
세월은 아버님의 얼굴에 핏기를 거두시고
하이얀 얼굴에 꽉 다문 입술은 한 마디의 말도
하시지를 못하고 누워 있게 만들었습니다.

삶이 무엇이고 죽음이 무엇입니까?
들이 마신 숨을 내 뱉지 못함이 죽음입니다.
겨우 숨 한 번 내 뱉지 못하였다고
그러나 그 겨우가 다시는 이 세상에서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그윽한 향기조차
맡을 수 없이 모든 것을 끊어버리고
어두운 침묵의 강으로 추락하였습니다.

속옷을 입히시고
버선을 신기시고
주머니 없는 수의를 하나씩 입혀드리는
염하는 이들의 손길은 감정 없는 로벗인간같습니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 가시라고
가슴위에는 파도처럼 삼베를 접어서
높은 파도 잘 헤치고 가시라고 올려드렸습니다.

극락가시는 길에
부처님 말씀 한 번 염불하시라고
빨간 글씨의 금강경 탑 다라니도 가슴에
올려드렸습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이 허망한 것을 감추려는
자식들의 마음일 뿐입니다.
살아 생전 그리 좋아하시던 술 한 잔을
영정 앞에 올립니다.
드셨는지 아니 드셨는지 보이지 않는
혼백의 흔적 앞에 그저 눈물만 흘립니다.

아버님. 죄송합니다.
황톳길 짚신신고 홀로 가시는 외로운 길에
그래도 아버님의 며느리로서 행복하였다고
옛 추억하나 꺼내 드시면서 가신다면
흐르는 눈물을 감추고 아미타부처님께
극락왕생 지극 정성 발원 기원하겠습니다.

아버님.
아미타 부처님 전에 두 손 모아 발원하오니
세상의 모든 인연 놓으시고 극락왕생하시옵소서.

2011년 3월 31일 목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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