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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과의 글마당

신누리님의 글(위 소 회(葦 巢 悔))

위 소 회(葦 巢 悔)


葦 : 갈대 위 / 巢 : 집 소 / 悔 : 뉘우칠 회 
[뜻]갈대 위에 지은 집을 후회한다. 
→ 학문을 하는 자는 확고한 주관을 가져야 한다. 

▣ [고 사]

순자는 전국시대 사람으로 그의 문하에서 한비(韓非)와 
이사(李斯) 같은 훌륭한 학자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그는 학문이란 경전을 외우는 데서 시작하여 예(禮)을 
실천하는 데서 끝난다고 하였다. 
제일 먼저 학문을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설 자리를 확고하게 다지는 것이라면서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었다. 
남쪽에 뱁새라는 새가 있다. 
이 새는 깃과 털을 모아 머리카락이나 말총 
같은 것으로 엮어 교묘하게 집을 만든 다음 
갈대 이삭 끝에 매어둔다. 
그러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갈대 이삭이 
꺾이면서 알이 깨어져 새끼가 죽는다. 
뱁새가 이런 참변을 당하는 것은 집을 
허술하게 지었기 때문이 아니다. 
집은 탄탄하게 지었지만 매어둔 자리, 
곧 갈대 이삭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이 말은 현대에 와서도 여전히 중요하다. 
많이 배운 사람이 항상 존경받고 뛰어난 사람은 아니다. 
그것은 배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목표로 공부하였느냐, 
즉 배움의 동기와 철학적 기초가 중요함을 말하는 것이다. 
부와 명예와 권력을 목표로 공부한 사람과 
인격도야와 사회발전을 위해 탐구하면서 
배우는 사람은 처음은 같을지 모르나 
결과적으로는 정반대의 모습을 드러낸다. 
사회 전체 구성원이 공부의 목적을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그 사회 전체의 모습 역시 달라진다. 
출세와 명예만을 위해서 학문한 사람은 위기가 
닥치면 위소회의 처지가 되지 않을까. 

▣[한문속 지혜] 
어떤 사람들과 어울려 살 것인가

與善人居如入芷蘭之室하여 久而不聞其香하고 
여선인거여입지란지실하여 구이불문기향하고 
與惡人居如入鮑魚之肆하여 久而不聞其臭라
여악이거여입포어지사하여 구이불문기취라
▣ 의 의[意 義]
착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면 마치 향기로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 앉아있다 
보면 그 향을 느끼지 못하고, 
악한 사람과 더불어 살면 마치 어물전에 들어선 것과 같아서 
오래 있다보면 그 냄새를 느끼지 못한다.
▣ 출 전[出 典]
한나라 사람 유향(劉向)이 쓴 설원(說苑)이라는 
책의 잡언(雜言)편에 나오는 말이다. 
▣ 해 의[解 義]
붓글씨를 쓰는 선비의 방에 처음 들어섰을 때는 먹의 향기 
이른바 '묵향'이 아주 기분 좋게 코끝에 와 닿는다. 
그러나 한참 있다보면 나 또한 그 향기에 동화되어 
향기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화장실에 가서 용변을 하다보면 처음엔 냄새가 나다가도 
조금 지나면 거의 냄새를 느끼지 못한다. 
이미 코가 냄새에 중독되어 
멍청이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사람의 일상생활도 마찬가지이다. 
늘 선한 사람과 어울려 살면 자신도 모르게 
선한 사람이 되고 
늘 악한 사람과 어울려 살면 자신도 모르게 
악한 사람이 되어간다. 
문제는 바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변해 간다는 데에 있다. 
선하게 변하는 것이야 자신이 모른다해도 상관이 없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한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그래서 사람은 늘 착한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 
그리고 사악한 것은 보려고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아야 한다. 
장난삼아 한번씩 접속해보는 음란 싸이트가 당신의 
영혼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 자 해[字 解]  
芷:지초 지  蘭:난초 난  室:집 실  久:오래 구  鮑:절인 
어물 포  肆:가게 사  臭:냄새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