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날씨가 좋아서 산을 만나러 갔다.
산행길은 코 끝에 어린 날 가을 소풍가던 냄새가 묻어 난다.
싱그럽고 서늘한 바람이며 길에 널려 보이는 자연들이 그렇
했다.
나는 늘 산행길에 만나는 문민정사를 지나치기만 하였는 데,
오늘은 그 정문을 들어 서면서 마당에 잔디가 있고 작은 호수
가 있는 것을 보고 놀라며 둘러 보았다.
호수엔 연곷 잎들이 꽉 메우고 있어 물결은 조용하지만 그 안
에 청결함이 가득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극락전 기와장 넘어엔 소나무가 무성하여 하늘이 더 맑게만
바라보엿다.
의례 절간엔 넓은 장돋대가 있게 마련인 것을 이 곳에도 양지
바른 한 켠에 장냄새를 풍기듯 까만 광체를 빛내고 있었다.
정원을 보니 중국의 돌이라며 흙석(太湖石)이란 기이한 돌이다.
이 돌은 강하여 삿된 마음의 귀신을 막고 感想 冥想을 상징하여
집 정원에 잘 가꾼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나는 풍수를 볼줄은 모르지만 절터가 아주 양지바르고 남향
뒷 쪽에 산의 경관이 빼어난 다는 점을 익히 볼 수가 있었다.
얼마나 이런 조용한 곳에서 내 마음을 빼놓고 스님들의 불공
소리에 내 마음 그릇을 만껏 닦는 분위기에 젖었다,
산행길에 전직 선배님을 만나고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일들에
칭찬을 하여 주셔서 그런 것만도 아니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여
드렷다. 나는 얼마를 오르다 몸이 지처 돌아서고 말았다.
애초 등산보다는 이렇게 가을을 만나려 왔지 않은가,
집에와서 늦은 점심을 차려 먹었다. 운동연습을 가다가 수도
사업소 정원에 나비 한마리가 꽃에게 사랑을 주는 것을 목격하고
동영상을 잡앗다. 대로변이라 차소리가 나고 나비를 찍을 분위
기가 아니상 싶기도 하였다.
운동을 다녀 와서 충장 축제가 개막되어 두러 보았다.
볼거리가 많아서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가 저녁 19시가 넘어서
귀가를 하였다.
그냥 지자체의 낭비성 행사로만 보았는 데 그래도 우리들 인생의
한 추억을 흥미롭게 다시 떠올려 보는 장점도 있었다고 돌아 본다.
그래서 여기저기 특색을 디카로 담아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 어머니 사진을 내가 어릴적 피난이야 이사를
다니느라 모두 잊은 것을 누님댁에서 구한 해묵고 낡은 사진들을
충장축제장 화가를 찾아가서 잘 그리는 분에게 맞기고 온다.
완성이 되면 우리 집 안방에 모셔두자는 생각이다.
2011년 9월 27일 화요일 맑음
호랑나비와 꽃
충장축제 화가들의 그림주문
나주 동신대 복지관 출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