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지날이다.
어려서 부터 동짓날은 팥죽을 먹는 날로 배워 왓다. 하지만 나는 팥죽을
좋아하지 않는 다. 언제부턴가 콩류를 먹으면 뱃속이 거북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잘 모르고 살았는데 총각시절 충북 괴산에 근무를 할때 합숙에서
자주 콩밥을 하였고 밥상에 올라 이 콩밥을 먹으면 괜히 뱃속이 끌끌하며
소화가 잘 않되는 것이엇다, 그래서 그런 날은 밥에서 콩을 모두 가려 내
고 먹었다. 그렇게나는 합숙 아주머니들로부터 최씨는 콩밥을 싫어 한다
는 입소문으로 콩밥날엔 쌀 밥만 퍼주 곤 하엿다.
이런 습관이 쉽게 풀리질 않고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콩이나 팥 종류를
밥에 넣는 것을 거부하게 되엇다.
우리 식구 들이 모두 잘 먹는 콩밥을 싫어 하는 바람에 아내는 불편을
당하게 되었다고 돌아 본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든 탓인지,? 지금은 무
엇이나 잘 먹도록 노력을 하여 콩과 팥도 먹고 잇다.
어제 동짓날 팥죽 준비를 한다기에 말린 것을 오늘은 팥죽집으로 가서
죽을 사겠다고 하여 냄비를 들고 가서 두 그릇을 사온다.
동짓날이라 시당이 붐빈다고 11시 반에 갔으니 한가한 시간에 첫 손님이
라고 맛있게 가득 담아준다.
집에와서 둘이 두 번씩 퍼 먹어도 남아서 남겨 둔다.
원래 동지는 우리나라 24계절에 속하는 날로 낮이 가장 잛고 밤이 제일
긴날로 새기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이런 절기엔 지신이나
산신에게 펕죽을 뿌려 액 땜을 하기도 하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야 그런 관습도 없고 그냥 아내가 좋아하는 팥죽이라 사와서 함께
먹었다. 따듯한 죽에 새알같은 쌀 떡이 입속에서 달콤하여 좋앗다.
우리는 풍습대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이 서글프기도 하였지만 웃기
위하여 오늘로 11살이란 나이로 동심이 되는 즐거움도 맞았다.
오후는 서은 문학연구소 시창작 공부를 하면서 지난주 과제를 받고 오늘
다시 과제를 제출하고 온다.
언제나 우리 스승님은 열정이시다. 스승님의 정면엔 시계가 걸려 잇지만
두 시간 동안 수강생을 위하여 자신의 교제에만 정성을 다하시고 시간을
보실 줄 모르신다. 그 만큼 스승다우신 경외감이 넘치시고 계시다.
나는 늘 맨 앞자리에서 스승님의 강의를 경청 하고 있고 두 시가의 스승님
말씀은 내 머리와 정신으로 쏙쏙 입력되어 전문 서적을 읽은 그 이상으로
훌륭한 배움을 닦고 있다. 강의 내용을 다 외우고 활용은 어렵지만 그런
훌륭하신 뜻을 잘 익히고 있다. 얼마나 감사하고 복된 일인가,...
오늘 과제에 대한 별문도 그런대로 좋은 평을 받아 큰 기쁨이고 보람된
날이다.
다만 집에 와서도 더 복습을 하여야 하지만 나태한 나 자신이 원망스럽고
부끄러울 뿐이다. 하지만 내가 이 나이에 이런 일로 더 없이 감사하는 마음
으로 그 은헤를 오래 오래 간직하며 더 열심으로 노력을 하리라,...
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맑음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