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산악회 망년회를 갖는 날이다.
아침을 먹고 산행을 떠난다. 지하철을 타고 중간에서 버스로 환승을 한다.
종점에 내려서 하늘을 보니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로 바람은 겨울 찬 공
기로 콧속을 후빈다. 제체기가 터진고 가방에 마스크를 꺼내려다 그냥 걷
는다. 다른 사람들은 모자 귀막개를 하고 마스크를하여 얼굴이 완전 무장
을 한 듯 험하게 보이기도 하였다. 나는 찬바람을 더 만나고 함께 간다는
생각으로 화기차게 걷고 있었다.
약속시간을 5분 넘겼더니 모두 먼저 출발을 하고 아무도 없다 이 5분을 만
회하느라 힘껏 발걸음을 제촉하여 일행들을 따라 잡았다. 인사로 손악수를
나누고 잠시 쉬고 다시 약사사 까지 간다. 아직 산을 잘 오르는 팀은 세인봉
쪽으로 가고 나는 약사사에 머무는 노장팀들과 여기서 둘러 타도 마시고
세상이야기들을 나누는 자리를 하였다.우리들과 다른 산악회원들도 여러 팀
이 어우러저 사찰 종무실 마루 그 따뜻한 양지족에 사람들이 오손도손 몰려
있다.나는 한 쪽에 기와장 헌남을 하는 글들을 읽고 잇엇다. 하얀 색 페인트로
건강과 재복을 비는 글 부모님의 만수무강을 비는 글 처녀가 좋은 남자를 만
나게 해 달라는 등,...소원 하는 글귀들을 참 재밋게 보앗고 글 공부 메모장
을 자습하는 시간도 갖어 본다.
내려오는 길에서 좔좔 흘러 내리는 게울물을 만나고 산 비탈에 앙상한 가지로
선 나무들이며 길가에 걸린 대자보로 산에 살다간 새, 짐승들에 대한 연말
위령제를 갖는 모임 강의며 문화제등,..
고운 소식들이 많이 걸려 있었다. 어느 길엔 큰 감나무 몇 구루가 붉은 홍시를
주렁주렁 메달고 잇어 신기하였다. 이 겨울 찬바람을 이기며 나무에 붙어 있는
모습이 애잔하기도 하고 정겹기도 하여 디카로 담아 온다.
우리는 하산을 하여 오찬장에 집결을 하였다.
오늘 참석자는 25명이었지만 결석 회원수도 십여명이 넘는다.그 중엔 8십대
연로 회원님들이 있고 몇 번의 결석을 하시는 분들이 보이질 않는다.
회장의 인사에 이어 총무님의 경과보고에 이어 즐거운 회식이 이어 진다.
오늘 메뉴는 백숙인 것을 증심사 계곡을 찾는 세월을 돌아 보니 50년 정도의
오가는 추억들이 아름답게 떠오르기도 하엿다.
옆자리 회원들과 이런 회고를 이야기하며 약주잔이 오가는 연말의 절감이
더욱 훈훈하기만 하엿다.
이렇게 회식이 마치는 시간 노래방으로 가서 기분을 내보자는 제의도 있었지만
나는 조용히 뒤로 빠저 귀가길에 올랐다.
오늘 산악회 망년회랍시고 약주에 연말 기분이 구름이 듯 둥둥 떠가고 있다.
내 마음 홍시감처럼 타오르는 오늘,
목욕탕으로 가서 일년 묵은 때를 다 씻듯 걸어온 길 잘 못과 잘 한점도 다시
정리를 하면서 한 해를 보내는 개운한 맛을 담고 온다.
2011년 12월 23일 금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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