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산행에서 돌아 오는데 컴교실회원 한 분의 전화가 온다.
내주 월요일이면 철도 요금이 오른다며 기차를 타고 가까운 곳을
다녀 오자고 한다. 나도 반가워서 회장님께 전화를 하였더니
쾌히 찬성을 하신다. 그래서 오늘 11시에 송정역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엿다. 내가 아침에 창을 열고 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나는 정말 어제 약속을 잘 했다는 생각으로 조반을 서둘렀다.
그럴 즈음 회장님은 눈길이 미끄러워 오늘 여행에 자신이 없으시
다며 어찌 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나는 가겠다고 하여 세사람중
한 분이 빠진 두 사람만의 기차여행을 떠난다.
나는 엊그제도 다녀 왔지만 우리들 약속을 위하여 다시 가는 것,
복현님과 눈내리날에 목포를 간다. 한 자리에 두 사람은 창밖의
눈쌓인 세상을 보면서 정겨운 이야기꽃을 피운다. 2000년도부터
컴을 배우면서 서로 인연이 된 사이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그냥 보통 사이가 아닌 형제가 된 것이다.서로 무슨 의견을 내면
특별한 일이 아니면 우리는 뜻을 함께하고 있다.
오늘도 목포에 가서 유달산을 올라 노적봉 광장을 둘러 보고 목
포시가지를 비롯하여 평풍처럼 둘러진 바다와 올막졸막 섬들을
만나고 내려 온다. 시내 골목을 거닐때는 강한 찬바람이 어깨를
움추리게 하였지만 외식점에서 매운탕에 약주잔을 들며 뚝베기 속
펄펄 끓는 우정에 진미까지 뜨거운 가슴으로 담고 온다.
디젤 기관차는 차거운 눈발을 헤치고 달리는 데 우리들 입김의 열
기도 보태저서 기차는 더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광주에 와서 건
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손을 잡고 작별을 한다. 서로가 고맙고
큰 기쁨이었다는 손 흔듬이 아직도 훈훈하게 손목에 젖어 잇다.
그렇다 우리는 아주 작은 여행을 한 것일 터이지만 서로가 마음을
열고 발자취를 남겼다는 흔적,...먼 훗날에 소중한 추억이 되어 돌
아 올 것이란 믿음으로 새겨 둔다.
저녁은 경우회 모임이 있어 아내와 동참을 한다.지난주 토요일이
모임 날인 것을 그날은 식당 예약손님들이 많아 오늘로 연기 되어
만난날이다.
우리들 조선대 야간 학과 동기들이다.
거의 20명이던 모임으로 지금은 5사람이 만난다. 그것도 우리외
서회원내 부부 그리고 회장님이 혼자서 나오신다. 그래도 매월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다.
우리의 특징은 특별한 대화가 없다 눈빛과 마음의 눈이 있어 만찬에
약주 한잔 씩이면 만사가 형통 하듯 그런 조용한 자리로 만족하고
기쁨이다. 오늘도 성탄 전야는 세상이 시끄럽지만 우리는 어쩌보면
싱거운 듯 무겁고 조용한 침묵을 쌓고 돌아 온다.
2011년 12월 24일 토요일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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