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작은 발자취

찔레 가시의 아픔.

산행을 간다.

지하철을 타고 소태역에서 하차를 하여 산행객이 없는 한가한

길을 선택하였다. 아파트 뒷길로 오르는데 길이 가파롭고 잔설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아파트 음식물을 주어 먹고 올라오는 듯, 검정 고양이 한 마리가

앞에서 웅크리고 앉아 나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 나는 못본체

산을 오르고 있다. 저도 관심이 없다는 태도로 슬그머니 한켠으로

내려간다. 지나치고 얼마를 올라도 나 혼자만 산행을 하고 있기에

다시 고양이 생각이 난다.

이 길엔 등산객이 별로 없는 길인데 당신은 좀 이상한 사람이라며

그런 의심의 눈을 한 것은 아닌가.?  고양이와는 말이 통하질 않아

내가 그 눈치를 모르고 지나친것이 멍청하였구나 하는 후회랄가.?

그런 넋두리를 하며 걷는다. 목표점도 없이 오르다보니 주위가 좀

무섭기까지 하여 진다. 전에 몇번을 오면서 등산객을 몇 사람씩 은

만낫고 어느땐 네사람이 우연하게 모여 각 자 베낭에서 과자와 과

일들을 나눈 적이 있었다. 그런데 너무 외진 기분에 망설이기도 했

다. 그 좀 위에 송전철탑이 있고 거기까지만 가고 있었다. 철탑은

내가 전직의 관리 시설물로 순시를 하는샘치고 올랐다.

요즘 전력설비가 통과하려면 전에 같지 않아 토지주를 비롯한 이해

관계자들의 합의가 거의 불가능하여 한전에선 애로가 많다는 소식을

들은바 있다. 그 뿐인가 엊그제는 후배들이 월한한 전기공급을 위한

각 종 전력설비 설치에 대한 협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기사를

보았다. 국가 공공의 이익을 위하고 국가 산업의 원동력이 되는 전력

은 오직 이런 설비가 절대적 필요한 것이다. 무선이나 저장이 불가하

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기는 필요하지만 전력설비가 없다는 어쩌란

말인가. 이 산중에 육중한 철탑은 말없이 고압의 전력을 열심히 운반

하는 모습에 눈시울이 뜨겁게 흘러 내린다.

40년 가깝게 몸바친 평생직장의 애정어린 고마움과 현실의 이런 안타

까운 일들이 내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이리라,...

 철탑을 떠나며 몇 번이나 돌아 본다. 하산길은 양지가 바른 곳으로

다 보니 공동묘지같은 움침한 곳을 지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공

동묘지를 보면 일부러라도 들리는 취미랄까, 그런 곳을 들리고 있다.

그래서 묘소마다 비문을 살피면서 후손들이 이 조상님들을 잘 보살피는

지 않는지를 둘러 본다. 봉분이 좋거나 손길이 다녀간 묘소는 보면 대

충 알수 가 있다. 얼마를 돌다 보니 가신 분들은 말이 없고 묘소엔 크

작으나 이름자들이 남겨저 잇었고 비석이 없는 봉분들은 잔디도 벗

겨저 흉물스런 모습이 많았다.

 골자기로 내려오면서 썩은 고목들 주변엔 파란 찔레꽃 넝쿨이 유독

눈길을 끓었다. 나는 봄철에 찔레꽃 향을 좋아하고 하얀 꽃을 보면 어

린날 새순을 먹던 기억들로 친절미가 돋아나기도 한다.

그 싱싱한 넝쿨엔 가시가 해를 넘긴 탓이가 마른 듯 흰빛을 세우고 있다.

바로 가시 옆에는 가시의 보호를 받아 작고 붉은 색 새움을 틔우고 있

었다.

나는 가시를 만지고 싶은 충동으로 손가락을 갖어 가는 순간 내가 언제

나 비밀스럽게 죄를 짖던 그 양심속을 향하여 뽀쭉한 가시로 찔러대는

아픔을 느끼며 물러 서고 말았다.

지금 이 밤중까지 지난 날의 그 많은 죄된 일들을 쫏는 듯, 그래서 지나

온 세월을 돌아보며 하나하나 스스로 뉘우치며 참회를 비는 일,...  

 

2012년 1월 13일 금요일 맑음  

 

 

'작은 발자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도와 떡이 있다.  (0) 2012.01.16
식생활을 바구자.  (0) 2012.01.14
잠자리에 명상  (0) 2012.01.12
7학년 4반의 행복  (0) 2012.01.11
비둘기의 교훈  (0) 2012.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