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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마음도 몸도 맑은 날

 

묵계에 대한 이야기를 배운다. 

중국 산동성 남쪽에 紀(기) 나라가 있었다.

이곳에 성자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전문적으로 싸움닭을 길렀다.

어느 날 그는 왕을 위한 싸움닭을 기르게 되었다.

닭을 맡긴 지 열흘쯤 지나자 왕이 물었다.

"이제 되었는가?" 성자가 대답했다.

"아직 아닙니다. 자기 힘만 믿고서 쓸데없이 허세를 부리며 날 뛰고 있습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묻자 성자가 대답했다.

"아직도 안 되었습니다. 다른 닭의 하찮은 소리나 그림자에도 덤벼들 자세를

취합니다."

또 다시 열흘이 지났다. 왕이 물음에 성자가 말했다.

"아직도 부족합니다. 다른 닭을 보면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혈기를 부립니다."

그렇게 또 열흘이 지났고 왕이 또 물었다.

이번에는 성자가 전과 다르게 대답했다. "이제 됐습니다. 다른 닭이 아무리

도발해도 눈빛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나무로 깍아놓은 닭 같습니다.

이제야 그 덕이 온전해진 것입니다. 다른 닭들은 감히 덤벼들 생각을 못하고

그저 등 돌려 도망치기에 바쁩니다."

이웃과도 그렇고 어디서든 그렇다. 이기기를 포기해 버리면 어떨까?

잘하기를 포기하고, 있는 그대로 조금은 어설프게 하려는 자신감이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지 않을 텐데. 상대가 경계하는 것은 아직 나에게 권위의식과

승부욕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내려놓아 상대가 나에 대해 경계할 대상이 못 된다고 느낄 수

있다면 나 또한 상대를 바라볼 때 상대가 아니라 나로써,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모습으로 볼 수 있다면...

언제쯤 목계처럼 마음이 요동치지 않고 묵묵해 질수 있을까?

자주가는 카페에서 배워 온 좋은 글이다.

미물의 짐승인 닭도 나보다 더 현명한 것을 내가 먼저 이런 자세로 살려고

노력을 하자는 생각을 하여 본다.

월요일이라 아침에 아내의 합창단에 바래다 주고 와서 나 혼자 아코디언

연습을 하였다. 조금 하다보면 되는 것을 몇 일씩 손을 놓고 이렇게 다시

하면 또 새잡이가 된다. 그래서 언제난 나는 왕초보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누님댁으로 곰국을 택배로 보내드릴 준비를 한다.

불로그에 올린 누님께 드리는 편지를 다시 한글로 정리를 하여 인쇄를 한다.

그리고 다이소에 가서 포장용 비닐 봉투도 사고 상자에 잘 포장을 하던 중

택배기사가 와서 불이야 서둘러 보낸다.

오후는 연습장에서 운동을 하고 돌아 오면서 작은 달 손자 세훈이가 오늘

생일을 맞아 축하 케익 값을 이체하여 보내준다. 전에는 아내가 좋은 날을

기록하여 미리 챙겨주곤 하였는데 요즘은 가족수가 많아 지내다 보면

전화가 와서 알게 되는 게 보통이다.

그래도 우리들 삶에 큰 즐거움이고 기쁨이란 생각으로 작은 정성을 나누고

있다. 다음 주 일요일은 나의 생일이다.

저녁상을 물리는데 작은 딸이 아빠랑 엄마랑 토요일에 올라 오란다.

하지만 토요일 결혼식이 있고 문예창작반 개강이 있어 갈 수가 없다.

다음에 큰 외손자가 군에 입대를 한다니 그때나 간다고 했다.

내일은 누님댁에서 택배를 받고 소식이 오겠지,...

작은 일이지만 누님이 계셔서 이런 일을 하자니 아내에겐 미안하지만

나로선 너무도 감사하고 보람된일이다.

목욕을 하엿다.

오늘 하루가 마음도 몸도 맑은 날로 기분이 좋다.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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