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작은 발자취

고마움 바구니에

"입맛이 있든 없든...

매일 밥을 먹는다.
그리고 매일 사람들을 만난다.
입맛이 있든 없든 때가 되면 밥을 먹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만날 사람들을 만나는 것,
이보다 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것은 전혀 특별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그저 '일상'이었다. 그런데 문득 돌아보니 그토록
평범한 일상이 여간 비범한 게 아니었다.
인생의 쓴맛 단맛이 그 속에
늘 다 있었다."

오늘 나는 74년이란 세월,

내가 살면서 또 한 번의 그 생일을 맞는다.

아침상에 미역국을 먹으며 아침편지의 "입밋이 잇던 없든" 글 

내용을 음미하여 본다.

지금처럼 일상을 더 열정으로 살도록 노력을 하자는 생각이다.

매일먹는 밥,

내가 어릴적 우리는 가난하여 밥먹기도 힘든 날들이 많았다.

오늘날 밥 문제로 걱정이 없이 잘먹고 살면서 밥에 고마움을 모

르고 산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면서 여러분의 도움이나 사랑으

로 은헤도 수없이 받았다. 

특히 우리들 가족관계부터  이웃이나 친지에 대한 보은의 노력

도 해야 할 줄 믿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의 자아반성으로 생의 마무리에 대한 

정돈을 하는 일도 염두에 두자는 바램이다.

 

날씨가 찬바람이 불어 엊그제 꽃샘추위라더니 그 보다 더 쌀쌀

한체 어제부터 머리가 아파온다. 그냥 참고 넘기려 했지만 끝내

약을 먹었다. 

아내는 아들네 집을 가는 길에 시장으로 가서 감자탕용 뼈를 사고 

냉동고에 있던 묵은김치며 마늘 다진 것들을 챙겨 간다.

며느리가 나의 생일상을 준비하여 아들네랑 손자들 그리고 우리

모두 생일축하를 와인잔으로 울리고 즐거운 만찬석을 갖는다.

식후엔 손자들이 케익에 촛불을 밝히고 나는 꼬깔을 쓰고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혼자서 생일 생각을 하며 우울하던 기분은 어느새 환한 웃음꽃을

피우고 말았다.

"할아버지 생신축하드려요,

지금까지 많은 일을 만들엇지만 혹 지금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

시면 열심히 하셔서 꼭 이루세요,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행복한

나날이 많으시길 바랍니다. 오래 오래 사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지용올림"

중학교 3학년인 우리 큰 손자의 글이다.

아들과 두 손자 며느리가 차례로 A4백지에 공동의 편지문을 적어

봉투에 용돈과 함께 넣어 준 것이다.

생일이란 통로로 오늘도 이렇게 가족들과 만나고 전화로 딸네들이

축하를 보내온 일등,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기쁨이고 감사한 일인가,!

집에 돌아와서 아내와 우리들에 쓴맛이거나 단맛들을 몽땅 역어서

살아 온 복된 날의 보람으로 고마움 바구니에 가득하게 담아 둔다.

 

컴을 덮고 잠을 자려다가 아들네가 오늘 쓴 편지를 다시 정리하여

본다.

 

아버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거의 매일 다음에 카페에 들리지만 댓글을 달진 못했네요 요즘 어

떻게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자세히 글을 올리셔서 매일 만나 뵙는

것 같습니다 항상 열심히 사시는 모습은 저나 우리 식구들 모두

본 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계속 문학활동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사랑 합니다. 세웅 올림(아들)

 

할아버지 생신 축하드려요

항상 즐겁게 시도 쓰시고 불로그에 글도 올리시는 모습을 본 받고

싶어요 올해도 여느해와 같이 아무 탈 없이 지내시고 건강하세요.

지호 올림(작은 손자)

 

생신 축하합니다.

하루하루를 마지막처럼 열심히 사시고 모든 것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올해도 주님 안에서 건강하시고

평강을 누리시며 복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수현 올림(며느리)

 

매년 생일 날이면 이렇게 아들네 가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써준

정성을 받는다. 초등학교 땐 글도 삐뚤고 말이 연결이 않되어 우습

지만 기특하여 고마움에 웃음을 짓엇다.

나 역시 이런 글이 자식들이 볼 것이라곤 생각치 않앗는데 인터넷

세상을 나보더 더 잘 다니는 터라 내 삶에 부끄러운 것 까지 볼까,?

두려운 마음도 들고 아들처럼 답글이라도 올린다면,...되려 그냥

보고 넘기는 일이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고 아무튼 좋게 보아주고 생

활에 참고가 된다니 고맙다.

생일이 지나면 이런 글들이 모두 없어지는 일도 안타까워 오늘은 내

작은 발자취에 적어 두기로 한다.

그렇게하는 일도 나의 불로그에 답글을 받고 또 댓글로 주는 성의라

믿기 때문이다.

 

아들이 부모에게 하는 작은 정성일지라도 부모된 우리의 마음은 진정

너무도 고마운 것이다. "그렇다 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일도 없을 것이

다.
그러기에 그것은 전혀 특별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그저 '일상'이었다.

그런데 문득 돌아보니 그토록 평범한 일상이 여간 비범한 게 아니었다.
인생의 쓴맛 단맛이 그 속에 있다는 머리글의 깊은 뜻을 새겨 보는 밤,

생일날의 작은 발자취가 눈물겹도록 감사한 날이다. 

 

2012년 3월 25일 일요일 맑음 찬바람

'작은 발자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낚시도구와의 결별  (0) 2012.03.27
몽땅 지고 오는 날  (0) 2012.03.26
기쁨의 소망을,...  (0) 2012.03.24
비가 와서 좋은 날  (0) 2012.03.23
더욱 활기찬 날들로  (0) 201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