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아코디언은 동네교육관에 접수를 못하고 결국
공원복지관으로 접수를 하고 오늘 세번째 수강을 간다.
초급반이라 다시 처음부터 배우며 그래도 손놀림이 좀
부드럽다고 세 사람을 선정 오빠생각을 연주하도록 하여
앞에 나가서 합주를 했다.
갑짝이 하는 합주라 서로 음이나 박자가 맞질 않는다.
그래도 선생님은 앞으로 노력을 하도록 격려를 하여 주신다.
한 시간을 하고 쉬는 시간에 지난번 차를 얻어 먹었기에
오늘은 나도 대접을 하였다.
두 시간이 잠깐 지나가고 귀가길에 양동시장의 공구상가
를 돌아 보면서 온다. 새것들보다 헌것들이 많이 나와서
욕심나는 것도 있었지만 아직은 더 집일이 없어서 정보겸
눈요기만 하고 돌아 온다.
어느 카페에서 본 글로 사람들의 신발이 깨끗하고 성성하면
치매가 걸릴 위험이 있다고 했다.
즉 걸음을 걷지 않으면 그 만큼 건강에 지장이 생긴다는 뜻
이란다. 이렇게 나는 매일 걷기를 열심히 하고 있어서 아마도
치매는 나를 무서워 도망을 갈 듯 싶다는 자신감을 갖는다.
집에 오니 아내는 오늘 시골로 모임을 다녀 오면서 닭발의
살고기를 사왔다고 저녁상에 볶아 준다.
옛날엔 백숙 같은 닭고기를 먹으러 가면 잘 다저서 참 기름에
소금을 넣어 술안주로 먹기도 했는데 요즘은 기계로 뼈를
빼고 이런 살고기로 냉동을 시켜 판다고 한다.
집에 있는 막걸리에 요구르트를 타서 고기 안주로 반주를 한
잔하였더니 세상이 내 가슴에 들어 온듯 기분이 좋앗다.
내일은 동네 쓰레기 분리수거 날이라 내가 아끼던 낚시도구
들을 몽땅 내다 버리고 말았다.
가끔씩 가까운 영광해변으로 한 번씩 갔지만 이제 차를 몰고
다녀 오면 피곤하고 동행자도 없어 전에 즐거움을 잃어버렷다.
고기를 잡아 와도 비린내가 난다고 옆지기가 싫어하는 편,...
전에는 엄청 사랑하던 그 도구들이었지만 이제 정비도 않아
많이 낡아서 그만 미련 없이 싹 쓸어 버리고 말았다.
4층 공간에 쓸쓸하게 먼지를 끼앉고 있는 그 도구들을 보면
내가 너무 냉정하여 도구들이 무척 원망을 하는 것을 보기가
나도 미안하고 그래서 오늘 결단을 내리고 말았다.
행여 누가 잘 모셔다가 친구겸 사랑을 받기를 원하기도 하여
보지만 그것은 내 기우인지도 모르겟다.
환경이 변하여 어쩔 수 없는 일 더 미련이나 섭섭하여 무엇
하랴, 그 동안 고맙고 우리들 좋은 추억이나 간직하리라.
2012년 3월 27일 화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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