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장을 갖었을 땐 직업인이라 회사일을 하였다.
그래야 직업인 신분으로 보수를 받고 그 대가로 우리의
생활을 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백수로 있으니 밥값을
하려면 집안 일을 하여야 한다.
작은 일이지만 매일 일꺼리를 만들어 열심히 처리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을 하지 않아서 밥을 굶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 동안 저축한 연금등
으로 생활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집안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생활의 의무적
활동이라고 여겨 진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것 보다
둘이 사는 단순성을 넘어 적극적인 생활방식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남자와 여자로 구분을 하여 하던 일,을
거의 개선하고 있는 편이다.
정월에 아내는 메주로 장을 담아서 얼마전 메주를 건저낸
된장을 새로 담그고 오늘은 장을 다리는 일을 하였다.
어머니 시절에는 아마 아버지가 도움을 준 것 같지 않다.
왜,? 그것은 여자들이 하는 일이 였기 때문이리라,...
아내가 새벽기도를 다녀와서 성경공부를 하고 7시에 우린
옥상으로 갔다. 옥상은 공간이 있어 철따라 채소도 가꾸고
장독대도 있다. 그리고 빨래줄이 여러 줄로 잘 메어 있다.
그래서 우리집 야외 종합 살림 마당이 되어 주고 있는 것,
버리는 페인트 통을 주어다가 화덕을 만들고 작년에 이어
또 올해도 솟단지를 걸고 나무를 태워서 장을 다린 것이다.
아내는 머리에 수건을 두루고 나는 작업복에 면장갑을
끼고 화부로 일을 한다. 오늘 바람이 없는 날씨라 불이 잘
타서 장이 끓어 오르는 동안 화단의 잡초들을 뽑기도 하고
주변 정리도 한다. 한 솟이 끓어 오르면 큰 항아리에 작년의
남은 장에 함께 부어 둔다.
자식들 집과 이웃친척들 집에 일년 내내 나누고 또 채워서
항아리는 다시 장이 가득하다. 솟이 작아 4번을 채우니 시간
은 9시가 된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공원 복지관에 컴퓨터
수강시간이 빠듯하다. 우리 젊은 선생님은 강의 시간 중
수강생 자신의 직접 손으로 하도록 엄하게 지도를 하고 있다.
더구나 어르신 들이 어려워서 배우기가 힘들고 좀 잘 못 하면
소리가 커지는 분위가 어쩌면 인정이 없는 듯,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을 하여 보면 지도 방법으로는 그래야 만
하는 것이라고 이해를 하게 되었다.
지금 하는 과정은 내가 충분히 하고 있지만 다음 주에 배울
그림판 이용법등은 더 배우고 싶은 것이라 선택을 잘 한 것이
란 판단이다.
이런 두 시간은 잠깐 넘어 간다.
오늘 한 일로 집에서 장을 다리는데 화부로 일한 것,
반쪽과 반쪽의 배려가 되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그리고 노년기의 배우는 일로 얼마나 값지고 보람인가,
집안일을 나누어 하고 배움터를 찾아 열심히 공부를 한 것,
오늘도 내 밥값은 톡톡이 했다는 자부심을 갖는다.
하지만 밥값보다 인생길의 작은 성취감이거나 집에서 공원
복지관까지 오가는 길 걸어서 발품으로 버는 일들이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어 준다. 이 얼마나 복인가, 그래서 우리들 일은
우리가 만들어 하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일이 떨어지는 날,
인생은 종착역에 도달하는 것이리라,...
2012년 4월 18일 수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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