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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병원 가는 당신에게

우리는 48년을 함께 살아 왔소.

서로의 눈 빛만 보아도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를 알만큼

맑은 물 그릇을 들여다 보는 사이라고 도 할 수가 있는 우리들,

하지만 돌아보면 당신을 이해하고 더 힘이 되어야 했을 터인데

나의 이익이나 편리한 면만 추구하는 몰인정한 나 자신이 이제야

후회만 가득할 뿐이오.

그래서 당신은 반세기 동안에 곧 깨질 옹구 항아리처럼 얼굴이며

심장들이 산산히 찢어 질 듯 주름들이 가득하기만 하오.

어린날 같으면 아버지들은 그 항아리를 철사로 묵어주기도 하던

기억을 더듬어보면서 나도 당신의 주름진 곳곳을 다시 잘 닦아서

옛날의 모습으로 복원을 해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믿으오.

내가 신이 아닌만큼 그도 가당치 않은 허구나 다름아니라는 점에서

미안코 송구스럽기만 하오.

저녁을 먹고 서울병원으로 가는 차창의 당신은 그래도 이 못난이를

웃음으로 대하여 주며 끼니 걱정까지 해주는 마음이 참 고맙기만

하였소. 병원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나는 진심으로 기도를 하겠소.

내가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당신은 아이들 돌보며 집안 일에 피아노

까지 지도하는 힘든일로 고생을 할 때에도 나는 그냥 여자가 하는

일로만 넘기고 말앗소.

하지만 나도 사람인 데 퇴직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노력을 하였소. 그렇게 난 자신이 철이 들어 간 듯 싶소.

이런 나의 뜻이 당신에게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살아온

경험과 나 자신의 반성을 하는 심정을 바탕으로 노후를 더 참회하고

그런 자아 개발이 말년의 보람이 되게 하자는 긍정적인 자세로 최선

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했소. 그래서 늦게나마 당신의 믿음을 받고  

오손도손 황혼의 아름다운 가정을 이룩하겠다는 굳은 결심도 몇 번

이나 해 두었답니다.

인생은 생로병사라 했지만 우리는 지금 비록 육신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청춘으로 세상을 더 즐겁게 살 수가 있다는 꿈을갖어야 하오.

지난번 병원 결과가 경증이란 점에서 이번 역시 걱정할 것은 없다

고 믿소.

그리고 두 딸들 집에 잠시 들리어 외손자손녀들 돌보는 여행길이라며

즐거운 마음만 가득 담고 오시길 바라오. 

당신이 떠나는 시간엔 비가 오더니 밤이 깊어가는 이 밤 하늘엔 고운 

흰구름이 떠놀고 있소. 편히 잘 쉬시오 나도 자리에 들랍니다.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흐리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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