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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솔방울 앞에서

우리가 이 동네로 이사를 올때는 지금 초등학교 주변이 작은 산이었다.

그 산이 월산( 달뫼)이 란 이름이다.

그래선가 우리 동네 이름도 월산동의 유래가 이 산의 명칭인 듯 싶다.

지금 MBC방송국이 들어서는 공사가 시작되고 육중한 중기들로 이 산을

깎아서 길을 내고 건물들이 들어 섰다.

그 때가 1970년 쯤이니 40년을 지난 세월이고 주위가 많이 달라 저 있다.

그 무렵 이 산엔 작지만 소나무들이 많았고 황토에 마사토 성분이 있다며

화분을 가꾸려고 조금씩 퍼가기도 하고 정월 보름날엔 달을 보며 아이들

불장난도 하였 던 곳이며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줄을 있던

기억들이다.

어제는 도서관을 다녀 오는길에 학교 경계지역에 숲이 있어 둘러 보았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폐 주차장 공지 울타리쪽에 서 있어서 가까히 들여다

보다가 나는 깜짝 놀랐다.

소나무 주변엔 잡목들이며 대나무등이 무성하여 두 구루의 소나무는 솔방

울을 등이 휘어지도록 짊고 서 있는 것이었다.

소나무가 어려운 환경에 처하여 번식을 위한 최후의 수단이 듯, 그 씨앗  

공세를 하는 것이라 믿어지기에 보기에도 안타깝기만 하였다.

그러니까 월산이 깎기면서 주변은 개발지역으로 아파트나 건물들이 섯고

소나무 그 외의 나무들도 모두 뽑힌 상태가 되었다.

내가 보기엔 저 솔방울의 씨앗들이 근처로 날아가 번식을 하기엔 기적일

것이란 우려가 앞서고 있었다. 그래서 나무들의 최후적 생명 번식 투쟁이

신기하고 열정적인 모습인 것을  디카로 잡아 두었다.

더 안쓰러운 일은 솔방울을 메단 가지가 그 중량의 고통에서 인지 축 처

진 체 죽어가는 상황이었다.

나는 어느 산행길에서 고목나무에 벌집이 있었고 그 벌이 사람들에게

피해가 우려 된다고 119로 신고를 하여 소방관들이 와서 처리하는 사건을

일이 떠올라 나도 119로 신고를 하였으면 하는 넋두리를 꺼내다가

그만 접었다. 그 일이 어제부터 나의 머리속에 고민꺼리로 맴돌고 있는

것이다. 

매일 월산초교 정원을 돌며 운동을 하지만 이런 후미진 곳은 처음본다.

우리 3남매가 모두 여기 학교를 졸업하였기에 가끔은 아이들 동심의 추억

을 더듬어 보기도 하는 정겨움이 묻어나는 곳이다. 그 동안 아이들이 몸담

은 교실도 보고 싶지만 이젠 모두 헐어버리고 새 건물로 지어저 있다. 

40년이란 세월이 흘러간 나의 청춘도 낮선 나그네처럼 운동장엔 외로움을

몰고 오는 아이들 목소리가 이명이 듯 지나간다.

자연과 더불어 나도 점차 나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 있으려니,...

바라 보는 솔방울에게 이런 한숨을 남기는 자리가 되었다.

 

2012년 7월 5일 목요일 흐리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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