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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자취

이런 글 한 줄을

아버지는 알고 있단다.

 

사랑하는 아들딸들아!

너희들이 어머니의 아픔을 아느냐?

아버지는 50년 가까히 살면서 조금은 이해를 하고 있단다.

나의 이야기는 1965년으로 돌아간다. 어머니가 첫 아이를 임신하고 몸이 약하였는데

우리 큰 딸을 잉태하여 긴장하고 무리를 한 탓으로 알고 있었다. 전에는 임신을 하면

입덧을 하느라 신 것을 먹고 싶어 한다고 들었다. 모태에서 아이가 충분한 성장조건을

위한 신진대사 역할을 해 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건강하여야 아이의 성장을

돕는 산모의 환경을 만드는 것일 터다.

 

그러나 그 시절 어머니에게 특별히 몸보신을 못 한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우리는 결혼

초 상,하방을 셋집으로 살며 어머니는 유치원에 출근하고 오후는 집에 와 아이들 피아

노 지도를 하는 힘든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런 악조건을 이겨내고 정상적인 분만을

하였다. 그렇게 아들과 막네. 딸이 태어났다. 여자의 산후조리가 소중한 것을 그때마다

생활이 어려워서 외할머니의 미역국 한 그릇으로 때우고 그만 직장일과 피아노 지도를

하였으니 산후조리가 제대로 될 수가 없었다고 돌아본다.

 

너희 어머니는 70 줄에서 아픔을 짊어지고 “병원박물관”이란 불명예스런 별명 하나

를 달고 있단다. 흔히들 아이들 낳고 기르는 일들로 노년에는 이런 병고에 시달리는

것이라 한다. 어찌 우리들 인간 사회만이 그러 하겠느냐? 세상에 생물들도 겪는 이치

로 알고 있구나. 예를 들자면 닭이 알을 품고 20일 동안은 제 자리를 지키며 겨우 자신

의 힘을 유지 할 만큼의 먹이만 먹는다. 얼마나 장한 모성애 인가, 이런 미물의 짐승에

게서도 자식 새명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사람은 산후조리의 영향으로 노년기 병고가

심하다는 증거가 있다고 한다.

 

나는 너희 어머니에게 위로 말이랍시고 하여주는 이야기가 있다. 그 말의 내용이다. 

당신은 아이들 잉태하여 열달씩이나 뱃속에 담고 살았소, 그 아이들은 철없이 자라며 

뜀박질하고 성장 운동이랍시고 발길질을 하였을 터인데 그 발길이 모태의 울타리 격인

갈비뼈에 심한 멍이 들었고 그 뼈들이 어긋나서 척추까지 영향이 있고 또한 소꿉장난을

하면서 줄넘기 같은 놀이에 당신의 이 내장 저 장기로 고무줄처럼 뛰었기에 오장육보

가 늘어지고 헐었으리라.

 

어디 그 뿐이랴!

철따라 김치야 간장들을 담아 보내고 나면 몸저 눕기도 하고 하루라도 자식들 전화 없

으면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신경을 쓰다 그만 두통을 앓아 진통제 먹는 날이 허다하니,

나는 그럴 때마다 그런 무리한 일들은 거두도록 권장을 하고 있다. 물론 자식 사랑배풀

땐 기쁨이고 고된 일도 태연스럽도록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너희 어머니란다.

 

그럴 때마다 너희 어머니는 화를 내시며 세상에 어미가 자식을 위해 하는 일이 병이 되

겠느냐? 며 되레 그런 소리는 아예 듣기도 싫다,고 핀잔을 던진다. 그래서 나도 할 말을

혼자서 되씹어 삭이곤 하였다.

 

너희 엄마는 매일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단다. 오늘도 병원 침대에 누워서 마른 가지처럼

산산이 부서진 뼈마디와 장기의 아픔을 만지작거리며 치료를 받는가 하면 어긋난 오장

육보를 약물로 치료 받는구나. 자궁의 난자도 잘라 낸지가 오래 되었음을 아느냐,

 

사람은 生老病死란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것, 우리도 나이 들어 자연스럽게 늙어 병드

는 것, 이라 믿고 싶다. 너희들은 어머니 뱃속에서 실컷 뛰놀고 성장하였고 세상에 태

어나서도 착하고 부지런히 공부도 잘하고 열심히 살아 성공하여 살아가는 것,

 모두가 너희 장한 어머니 사랑의 배려요, 어머니 된 그 은혜를 깊이 깨달아야 한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라는 진리를 너희 어머니를 통하여 이 나이에 깨달음을

배운다.

 

또한 못난 아버지의 후한을 자식들에게 돌리는 처사가 부끄럽기만 하구나. 오늘 어머니

생일을 맞아 병고에 시달리는 어머니 위로하는 글에 노년의 삶이란 발자취로 적어 본다.

                   

                        반쪽                  

                                   

                                           최 이 섭

 

반쪽이 반쪽 만나

하나가 되어

네짐 내짐 덜어준

나눔의 손길

 

조금씩 모자람을

보태어 주며

힘든일 오손도손

북돋아 주네

 

세상 먼 길 떠나 온

아~ 우리 旅程 

 

황혼 줄 언덕 위에

쌓인 주름살  

맨 주먹 빈손으로

기적 일궜네 

 

아가리 고향집

전원의 품에  

자연과 가족사랑

깨달음 세월

 

賢人의 귀거래사

갈고 닦는 가,

 

문고리에 메 달린

억척 인연을  

한 평생 얼고 녹인

불길로 태워 

  

밤 하늘 둥근달에

영혼  채우리! 

 

2013년 9월 26일 목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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