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들고 산책을 나간다.
엊그젠 선선하더니 이젠 쌀
쌀한 초 겨울 기분이 든다.
마침 둥근 달이 밝아 반갑다.
이 길을 나서면 잡초밭에선
풀벌레가 울고 풀내음이 물씬
하였건만 달빛만 조용히 한
적한 주위를 비춘다.
동네 초교 운동장 걷기 운동
을 오는 사람들도 한 두명 뿐
이다.
집에 오려 도로길 건너는데
줄 잇는 퇴근차량 불빛들이
무섭게 달리고 있다.
날씨 추워지니 모두가 집이
그리워 제촉을 하는 것이란
생각을 하여 본다.
어제는 큰 딸이 아빠 엄마를
위하여 비채커피를 보내 온
것 아직 시음을 못하고 있다.
인터넷서 먹는 방법을 배운
다음에 먹으려 한다.
오후엔 택배로 단감을 보내
왔는데 보내준 분이 누군지?
발송처로 문의 해 보았지만
확인이 되질 않는다.
고맙지만 포장을 풀지 않고
있다.
오찬은 전직 동우회 모임
회원들과 함께 하였다.
지난 달 모임은 회원 모두
일정을 맞출 수 없어 쉬었다.
나이를 먹어가며 특별한
일 보다는 몸이 불편해 병원
이나 관련 사정이란 점에서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교훈
을 얻었다.
귀가길 컴퓨터 잉크와 복사
용지등을 사고 온다.
복사기가 오래 되어 잉크가
부족하거나 원할치 않으면
작동이 어렵다.
복사용지는 글을 쓰는 작업
에 절대로 필요하여 좀 남아
있지만 여분으로 준비하려
함이다.
도곡의 친구가 추석 선물로
상품권을 보내주셨다.
몇 일전 아내와 백화점에서
샤스 하나 사자고 하는 것을
그냥 접고 온 일이 있다.
내 소심한 심사를 들여다
보는 아내가 속 상하는 듯,
한 눈치다.
하지만 샤스 하나를 사려면
상품권으론 반 값도 않된다.
집에 있는 옷들도 많은 데,
하는 생각으로 접었었다.
이나는 옷 보다 오늘처럼
내가 사고 싶은 이런 잡다한
물건으로 쪼개 쓰는 재미로
만족하면 되는 것이다.
어린날 아버지가 감춰 논
꽂감 빼먹 던 맛이 아닌가
싶다.
그런 즐거움 누리는 하루가
저물고 있다.
2013년 10월 17일 목요일 맑음